[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2008년 선보인 인터넷(IP)TV 올레tv를 지니TV로 개편한다. 미디어포털과 인공지능(AI) 큐레이션을 달고 '플랫폼의 플랫폼' 역할을 자처했다. IPTV의 영역을 넘어 새로운 홈 미디어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다.
강국현 KT 커스터머사업부문장 사장은 4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니TV를 기반으로 오늘부터 IPTV 2.0 시대를 시작한다"며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미디어포털, 1300만 가입자로부터 하루에 생산되는 30억개 데이터를 가지고 1만개 테마로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이 지니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13년간 끌고온 올레tv의 네이밍을 뒤로하고, 지니TV로 변화를 이룬 것은 콘텐츠 니즈의 변화에 대응하려는 차원이 크다. 과거 라이브 채널에서 현재 주문형비디오(VOD) 시대를 거쳐, 미래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TV를 보고, TV를 통해 보고 싶은 콘텐츠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 지니뮤직, KT스튜디오지니, 미디어지니 에 이어 IPTV 서비스에도 지니 브랜드를 적용해 그룹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지니TV의 가장 큰 특징은 미디어포털의 도입이다. 미디어포털은 모든 콘텐츠를 한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제공하는 새로운 유저 인터페이스(UI)다. 음성으로 키워드를 검색하면 VOD부터 채널, 애플리케이션(앱), 음악, 유튜브까지 한 번에 찾는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지니야 우영우 찾아줘'라고 말하면 VOD부터 방송 편성표의 채널, 지니뮤직에서 제공하는 우영우 OST,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관련 콘텐츠들이 모두 검색된다. 특히 핵심 기능인 AI큐레이션으로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에 빠르고 쉽게 접근하도록 도와준다.
지니 TV의 메뉴는 △영화·드라마·VOD △LIVE채널 △키즈랜드 △지니앱스(APPs) △OTT서비스 등 총 5가지 전용관으로 구성됐다.
지니TV의 OTT 서비스 화면. (사진=뉴스토마토)
OTT서비스 전용관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을 한 화면에서 제공한다. 스마트TV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지니 TV를 통해 다양한 OTT 서비스를 가정의 TV에서 이용할 수 있다. 내년 초에는 티빙이 OTT서비스 전용관에 추가된다. 지니앱스에는 게임, 노래방 등 기존 TV 앱 외에 지니 픽(Pick) 메뉴를 신설해 뮤직 콘서트관, 골프관, 댄스관과 같은 다양한 특화 콘텐츠를 한데 모았다.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전무가 KT IPTV의 새로운 브랜드, 지니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KT는 장기적으로 '오픈'의 관점으로 시장에 대응, 지니TV의 플랫폼 역할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 본부장 전무는 "방송채널제공사업자(PP) 진영과 OTT가 경쟁하는 관계가 되다 보니 고민이 많았는데, 한국은 경쟁보다 공존과 협력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니TV를 준비하면서 모든 걸 오픈했고, 장기적 관점에서도 오픈을 통해 같이 상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 OTT사들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해외 OTT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내년에는 모든 OTT들이 모여 있는 포털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니TV의 UI는 이달 말까지 기가지니A에 순차적으로 적용되고, 12월부터는 기가지니3에서도 제공될 예정이다. 김훈배 전무는 "기가지니3의 경우 그간 셋톱박스를 안드로이드 박스로 바꾸는 역할을 해왔다"며 "안드로이드 셋톱박스가 시장에 널리 확대된다면 현재 가입자 900만명을 넘어 1000만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니TV를 통해 KT그룹 미디어 회사의 시너지도 강화한다. KT그룹 미디어 벨류체인에서 콘텐츠 제작과 투자 역할을 맡은 KT스튜디오지니, 스카이TV, 지니뮤직의 차별화된 콘텐츠들을 지니TV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김주대 KT 미디어기획담당 상무는 "그동안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 간 파워게임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실상을 보면 플랫폼은 플랫폼대로 매력적인 콘텐츠가 있어야 하고, 콘텐츠는 콘텐츠를 전시하고 홍보할 매력적인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며 "균형점을 찾은 게 지니TV"라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