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전국 시·도 교육청이 지난 11일 발표된 교육부의 기초학력과 학업성취도 평가 확대 방안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대다수의 교육청이 일제고사식 전수평가에 반대하면서 자율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교육청은 학업성취도 평가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14일 전국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대부분의 지역은 학생 학력 진단을 위한 평가를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실시하게 해야 한다는 기조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3일 "교육부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가 획일적 전수평가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한다"며 "서울시교육청은 당초 계획대로 학교 희망에 따라 학교나 학급 단위로 평가를 자율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광주시교육청도 "기초 학력 진단 평가가 필요하지만 결과 공개는 안 된다. 구성원과 학부모의 희망에 따라 자율로 해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경기도교육청·인천시교육청·대전시교육청·세종시교육청·충남도교육청 역시 평가를 학교 자율에 맡길 계획이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최교진 세종시교육감·윤건영 충북도교육감·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학력 평가는 필요하지만 전국에서 획일적으로 치르는 줄 세우기식의 일제고사 평가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부산·강원·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획일적인 지필 고사에는 반대하지만 평가를 확대하는 방향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8월 지역 내 학교에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필수로 신청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들은 "그동안 학생들 수준을 평가할 제대로 된 시험이 없어 많은 학부모가 답답함을 호소했다"면서 "전체 학교가 평가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강원도교육청도 다음 달 ‘강원학생 성장 진단 평가’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역시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생 개인의 성취 수준을 파악하는 게 목적인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역 학생의 학력을 정확히 진단하고 맞춤형 지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교육청도 학업성취도 평가를 학생 학력을 진단하는 전수평가 도구로 사용할 생각이다. 내년부터 대상 학교 모두의 참여를 유도할 뿐만 아니라 전수평가 대상도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2학년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각 시·도교육감이 지역 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지도를 하는 것은 초중등교육법 제7조에 보장된 교육감 권한"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시·도 교육청이 지난 11일 발표된 교육부의 기초학력과 학업성취도 평가 확대 방안에 대해 자율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대구 중구 신명고등학교에서 3학년 수험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