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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옵션 대응하는 아이큐어, 주가 급락에 유증 ‘빨간불’
최저 리픽싱된 CB 풋옵션 초읽기…"주주에게 빚 떠넘겨"
입력 : 2022-10-1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의약품 및 화장품 수탁생산 기업 아이큐어(175250)의 유상증자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유증 흥행을 위해 유상증자 직후 무상증자를 병행하는 유무상증자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주가가 급락하고 있어서다. 유증 규모가 줄어들면서 아이큐어의 자금 조달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이큐어는 최근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는 일반공모로 진행되며, 예정발행가는 주당 6490원(할인율 25%)으로 책정했다. 총 1232만6650주의 신주가 발행될 예정으로, 증자비율은 발행주식총수의 64.87% 수준이다.
 
아이큐어는 유증 흥행을 위해 1주당 0.2주 비율의 무상증자도 함께 진행한다. 유·무상증자가 모두 마무리되면 아이큐어의 발행주식수는 1900만1657주에서 3755만8368주로 두배 가까이 늘어날 예정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아이큐어가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지난해 2월 발행한 전환사채(CB) 때문이다. 앞서 아이큐어는 도네페질 패치(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미국 임상 등을 위해 5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한바 있다. 당시 CB 전환가액은 6만1890원이었고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전환가격 조정)한도는 최초 전환가의 80%까지로 설정했다. 그러나 CB 발행 이후 주가 하락과 무상증자 등을 거치며 전환가액은 리픽싱 한도인 2만842원까지 낮아졌다. 전일 종가 기준 아이큐어의 주가(4995원)를 고려할 경우 주식전환보단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풋옵션 행사 가능일은 내년 2월2일부터다. 
 
아이큐어의 경우 유증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KB증권과 실권주 인수계약을 체결한 만큼, 유증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자금조달 자체에는 무리가 없을 예정이다. 다만, 주가 하락으로 유증 규모가 쪼그라들 경우 자금 운용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아이큐어는 유증으로 조달하는 자금 중 1순위를 CB 상환자금(477억원)으로 배정했으며, 223억원은 공장 증설에 나머지 1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당시 예정발행가액은 6490원이었지만, 현재 아이큐어의 주가(4995원)는 예정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발행가 확정일까지 현 주가가 유지될 경우 유증 규모는 기존 800억원에서 456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조달하는 자금 모두를 채무상환에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주주들에게 회사의 채무를 떠넘기는 모양새가 됐지만, 최대주주의 참여율은 저조한 상황이다. 아이큐어 최대주주인 최영권 이사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배정주식수에 약 30%만 참여할 계획이며, 특수관계인의 참여금액은 미정인 상황이다.
 
유상증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주가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증 공시 당일(9월19일) 9750원에 마감했던 아이큐어 주가는 익일(20일) 하한가를 기록했으며, 9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유증 공시 이후 하락률은 51.64%로 이 기간 코스닥 하락률 2위(스펙, 정리매매 제외)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의 경우 기존주주들의 주식가치 희석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악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채무상환을 위한 유증에서 최대주주의 참여율이 저조할 경우 자칫 회사의 부채를 주주들에게 떠넘기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공동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KB증권은 기업실사를 통해 “유증 이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증자 전 지분율이 최대 12.49%까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전환사채 및 주식매수선택권 등으로 추후 발행될 수 있는 미발행 잠재주식을 고려할 경우 주가 희석 등으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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