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오는 12월 시즌과의 통합을 앞둔 티빙과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 도입 등으로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의 또 다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티빙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계정 전환 작업과 프로모션에 적극 나서는 한편, 국내 OTT 역시 가격 프로모션 내지 광고요즘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OTT 대형 사업자 위주의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선 콘텐츠의 다양성과 공정한 분배·보상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시즌의 합병법인은 콘텐츠 경쟁력을 통해 국내 영향력과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티빙과 시즌이 합병하면 국내 OTT 1위 사업자가 되는데, 티빙은 흡수합병 과정에서 시즌 이용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서비스 전환에 대한 안내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우선 시즌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 가운데 KT 요금제나 부가서비스 가입자의 기존 '시즌 플레인' 제휴 상품은 '티빙라이트'(월 6600원)로, '시즌 믹스' 제휴 상품은 '티빙 베이직'(월 7900원)으로 금액 변동 없이 바뀐다.
국내 OTT의 합종연횡 속에서 가격 경쟁도 치열하다. 티빙은 합병 이슈과 별개로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오는 30일까지 티빙 연간이용권 41% 할인 등의 혜택을 담은 '티빙페스타 2022'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웨이브는 11번가에서 진행하는 '11절' 행사에 참여해 12개월 이용권을 할인 판매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장기 이용권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쿠팡플레이는 월정액 구독 서비스 외에도 콘텐츠 건별 구매가 가능한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월 구독료보다 부담이 적은 단건 구매를 통해 가입자를 우선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최대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오는 4일부터 광고를 포함한 '저가형 요금제'를 내놓은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는 월 5500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시간당 평균 4~5분의 광고가 시리즈의 시작과 중간에 진행되며, 광고 시간은 콘텐츠의 종류와 길이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다. 국내 OTT 업체들은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 성공 여부를 주시하면서 향후 광고요금제 도입 등 사업 방향과 요금 범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티빙과 시즌의 통합 사례처럼 향후 국내 OTT 시장에서는 콘텐츠 투자를 지속할 여력이 되는 소수의 유력 업체만 남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 기술, 지식재산권(IP)이 한 데 묶이면서 자본력을 갖춘 유통 플랫폼 중심으로 움직이는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란 의미다. 신춘성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결국 대형 OTT 사업자 위주로 갈 수밖에 없는 시장인데 (대형 사업자가) 유통 플랫폼을 가지고 움직이면 나머지 업체들은 고사하니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에서 상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영세한 제작사가 OTT의 하청 업체가 될 수 있는 우려도 있는데 IP 관련 공정한 분배·보상 문제도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