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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통합 어디로②)코레일·SR 논의 기본은 '국민 편익'…'노선 재분배' 필요성도
"SR에 너무 많은 인센티브" vs "독점 코레일, 경쟁자 필요"
입력 : 2022-12-19 오전 6:00:05
[뉴스토마토 김지영·용윤신·김현주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간 통합론을 놓고 국민의 편익을 우선으로 결정해야한다는 전문가들 공통된 조언이 나온다. 그러면서도 SR이 수익성에 유리한 조건이 더 많아 공정한 경쟁 구조가 아니라는 통합 찬성 쪽과 현 체제가 경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이라는 통합 반대 쪽 간의 엇갈린 의견은 여전하다. 특히 현 상태를 유지할 경우 노선 재분배의 필요성이 요구된다는 견해도 나온다.
 
18일 <뉴스토마토>가 코레일·SR 통합론에 대한 견해를 철도·교통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국민의 편익'을 따져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통합 반대와 통합 찬성 의견 간의 엇갈린 주장은 팽팽했다.
 
코레일과 SR의 통합 여부는 이전 정부에서도 고민거리였으나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새 정부의 과제로 돌아온 상황이다. 코레일은 SR이 수익성이 큰 노선들을 모두 가져갔기 때문에 적자가 쌓이는 상황이라며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SR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김병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SR은 기업으로 치자면 수익이 나는 사업부만 따로 떼서 분사한 것과 같다"며 "코레일은 차량 정비, 시설 유지보수 같은 업무를 직접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데 비해 SR은 위탁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이런 부담도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경쟁이라면 SR도 직접 선로를 깔아야 하는 게 맞지 않나"라며 "출발선이 다른데 두 회사가 경쟁하라고 하는 건 코레일에 불리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코레일과의 경쟁을 위해 SR에 너무 많은 인센티브를 준 것이 문제로 돌아왔다"며 "SR을 출범한 것은 경쟁을 유도해 가격 경쟁을 하자는 것인데, 최근에는 경쟁 효과도 미미해졌다"고 말했다.
 
18일 <뉴스토마토>가 코레일·SR 통합론에 대한 견해를 철도·교통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국민의 편익'을 따져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사진은 개통 6주년을 맞은 SRT 모습. (사진=SR)
 
반면 철도 운영 효율성을 위해 두 회사가 경쟁하는 체제가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가정책대학원 교수는 "KTX와 SRT를 분리한 것은 비교 경쟁을 위해서다"며 "직접적으로 경쟁하지 않더라도 두 기관을 비교하면서 누가 더 효율적인지, 서비스를 잘하는지 같은 것을 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RT는 실제 인력 운영에서 더 효율적인 측면이 있다"며 "그동안 코레일이 공기업으로 독점하고 있었는데 SRT라도 있어야 경쟁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말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통합을 주장하는 측은 분리에 따른 비효율성을 명분으로 내세우는데 구체적이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RT가 알짜 노선을 가져가면서 코레일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하는데, 실제 적자 원인은 원가보다 낮은 운임체계, 유지·보수까지 직접 하는 사업 구조 때문이라고 보는 게 더 맞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통합 여부를 시스템 효율성, 안전문제, 고객 서비스 등 종합적인 부분을 고려해 결정할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김병조 교수는 "KTX, SRT 모두 국가의 공공 운송 서비스"라며 "회사 직원 입장이나 수익성 관점으로만 이번 통합 문제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정훈 교수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편익 증진"이라며 "복수의 고속철도 운영 기관이 있는 상태에서의 서비스가 좋았는지를 따져 통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행 각자 운영 방식을 선택해도 '노선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유 교수는 "노선별로 운영 철도사를 두지 말고 SR 노선에서도 KTX가 출발하고 KTX 노선에서도 SR이 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경쟁 체제는 유지하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SRT를 분리할 때 경쟁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였으니 효과가 있었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면서 "다만 이번에 통합해놓고 다음에 또 나누는 식으로 오락가락하면 국민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뉴스토마토>가 코레일·SR 통합론에 대한 견해를 철도·교통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국민의 편익'을 따져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사진은 KTX 열차.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용윤신·김현주 기자 wldud91422@etomato.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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