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식품에 표기되는 유통기한이 '소비기한'으로 바뀐다. 이에따라 두부는 기존 17일에서 23일로 36%, 햄은 38일에서 57일로 52% 늘어난다. 한 편의점에 두부와 콩나물, 계란 등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내년 1월부터 식품에 표기되는 유통기한이 '소비기한'으로 바뀐다. 38년간 시행하던 유통기한 표시제를 소비기한으로 변경해 소비자 입장에서 안전하게 섭취 가능한 기한을 명확하게 제공하려는 것이다. 이에따라 두부는 기존 17일에서 23일로 36%, 햄은 38일에서 57일로 52% 늘어난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식품 등의 날짜 표시에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시하는 내용의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다. 다만 냉장보관 제품인 우유는 2031년 1월부터 소비기한이 표시된다. 이는 유통과정에서 변질이 우려되는 일부 품목은 유통환경 정비를 고려해 유예기한을 두기로 한 것이다.
소비기한 표시제는 소비자 중심의 기한표시제다. 소비자 입장에서 안전하게 섭취 가능한 기한을 명확하게 제공함으로써 구매한 식품을 일정기간 보관하였다고 해도 먹어도 되는지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반면 유통기한은 제품의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유통과 판매가 가능한 기한이다. 그간 소비자들은 유통기한을 식품의 폐기시점으로 인식해 일정기간 경과 제품도 섭취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섭취 여부를 고민하는 등 소비자 혼란이 있었다.
또 유통기한을 부패 및 변질이 시작되는 기한으로 오해해 생기는 불필요한 식품폐기와 추가 구매로 인한 가계 부담이 있었다. 공급자 측면에서도 짧은 유통기한으로 인한 반품과 소각, 매립 등의 폐기 비용의 부담이 컸다.
식약처 관계자는 "소비기한 표시제는 안전하게 섭취 가능한 기한을 명확하게 제공해 식품 안심도를 높이고, 유통기한 경과 식품의 섭취 여부 판단에 대한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며 "식품 폐기물 감소로 환경과 경제적 편익이 증가되고, 국제적 추세 반영에 따른 국내 식품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통기한이 소비기한 표시제로 바뀌면서 제품에 표시되는 날짜는 최소 14시간에서 최대 36일까지 연장된다. 식약처는 먼저 두부, 햄, 발효유, 어묵 등 23개 식품유형 80개 품목에 대한 소비기한 참고값을 제시했다.
이에따라 과자는 45일에서 81일로 80% 증가하고, 과채음료는 11일에서 20일로 76% 늘어난다. 두부는 17일에서 23일, 베이컨은 25일에서 28일, 소시지 39일에서 56일, 어묵 29일에서 42일 등으로 바뀐다.
다만 시행일이 보름도 채 남지 않았음에도 소비자 인식 변화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지적된다. 소비기한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고, 1년동안 계도기간이 있는만큼 소비자에게 제도를 확실하게 인지시켜야 혼란을 막을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소비기한 표시제가 제대로 시행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자 중심의 유통기한이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는만큼 제품의 보관과 방법 등 소비자의 주의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