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한국 자체 개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와 다누리 달 궤도 진입 성공 등이 올해 국내 10대 과학기술 뉴스로 선정됐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연구개발 성과 부문 분과심사, 전문가 24명이 참여한 선정위원회의 두 차례 심의, 과학기술계와 국민 총 1만1522명의 투표 결과를 반영하는 등 최종 심의를 거쳐 과학기술 뉴스를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과학기술 이슈 부문 뉴스는 △한국 자체 개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 △한국인 수학자 허준이 필즈상 수상 △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 달 궤도 진입 성공 △한미, 원전동맹 맺고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수출 협력 등 4건이 선정됐다.
올해에는 대한민국 우주경제의 장기 미션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며 '누리호'와 '다누리호' 관련 뉴스가 과학기술인과 국민 모두에게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글로벌 과학 인재 탄생의 시발점이 된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과 에너지 안보 시대의 경쟁력을 강화할 소형모듈원자로의 개발과 투자 등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연구·개발 성과 부문 뉴스는 △국산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KF 21 보라매' 시험비행 성공 △국내 첫 자체 생산 CAR-T 치료제로 백혈병 치료 성공 △전기차 멀티 급속 충전시스템 개발 △고무 형태의 고체 전해질로 세계 최고성능 전고체전지 구현 △태양빛 ·전기로 미세플라스틱을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바꾸는 변환 기술 개발 △양자암호통신 상용화 핵심기술 개발·'TF QKD 네트워크' 실험 검증 성공 등 6건이 선정됐다.
전기차, 베터리 기술, 미세플라스틱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고부가가치 산업에 관한 연구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와 함께 국산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맞춤형 암 치료, 양자통신 기술 등 각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에 대한 뉴스가 최종 선정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할 혁신 기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과총은 "올해 온라인·모바일 투표의 일반 국민 참여 비율이 65.6%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작년에 이어 사회 전반 이슈에 영향을 미치는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매우 지대함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우일 과총 회장은 "과학기술 분야도 추격형이 아니라 선도형으로 가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상피제도로 배제된 전문성에 좀 더 무게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2년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발표했다. (사진=홍연 기자)
다음은 올해 10대 과학기술 뉴스의(과학기술 유시 4건·연구개발 성과 6건) 상세 내용이다.
◇한국 자체 개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LSV-Ⅱ)가 2차 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한국이 자력으로 1.5t급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의 태양동기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자력으로 우주발사체를 보유한 국가는 11개국으로 한국을 포함해 러시아,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이란, 북한이다. 1t급 이상의 실용 위성을 태양동기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중대형 액체 엔진 개발로는 7번째 국가로 올라섰다.
◇한국인 수학자 허준이, 필즈상 수상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필즈상의 영예를 안았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은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앞으로도 학문적 성취가 기대되는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최고의 상으로 노벨상보다 수상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허 교수는 초등학교부터 대학 학부와 석사 과정까지 한국에서 마쳤고, 박사학위는 미국에서 받았다. 이후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 등 오랜 수학 난제들을 하나씩 증명하면서 수학계에 명성을 떨쳤다.
◇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 달 궤도 진입 성공
한국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돼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항우연 내에 있는 다누리 관제실에서 스페이스X사로부터 받은 발사체 분리정보(분리속력 및 분리방향 등)를 분석했으며, 그 결과 다누리가 발사체로부터 정상적으로 분리돼 목표한 궤도에 진입한 것을 확인했다. 수신된 위성정보를 분석한 결과 다누리의 태양전지판이 전개돼 전력생산을 시작했고, 탑재컴퓨터를 포함한 장치들 간 통신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으며, 각 장치의 온도도 표준범위 내에 위치하는 등 다누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다누리는 임무 궤도에 안착 후 보정 기동을 통해 임무 궤도를 미세 조정한 후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미, 원전동맹 맺고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수출 협력
한미 양국 정상이 5월 정상회담에서 원전 분야에 대한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원전시장 진출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원자력에 대해 “탄소제로 전력의 핵심적이고 신뢰할만한 원천이자, 우리의 청정에너지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며, 글로벌 에너지 안보 증진을 위한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하며 수출 진흥과 역량개발 수단을 공동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국산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KF 21 보라매’ 시험비행 성공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지난 7월 1호기(영역 확장 시험용) 초도 시험비행의 성공에 뒤이어, 11월 10일 시제 2호기(구조 시험용)까지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KF-21호기는 2호기(구조 시험용) 비행 성공에 따라 항공기 2대로 비행 시험을 수행하게 되며, 시제 3~6호기는 지상 시험과 비행시험 준비를 마치는 대로 올해 말부터 내년 전반기까지 순차적 비행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내 첫 자체 생산 CAR-T 치료제로 백혈병 치료 성공
서울대병원이 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자체 생산한 CAR-T 치료제를 18세의 소아청소년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 치료에 성공했다. CAR-T 치료는 환자 혈액에서 얻은 면역세포(T세포)가 암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을 거친 뒤, 배양해 다시 환자의 몸속에 집어넣는 맞춤형 치료법이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만을 정확하게 표적하면서도, 체내 정상세포 손상을 최소화해 획기적인 최신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멀티 급속 충전시스템 개발, 충전시간 절반으로 낮춰
현대자동차의 멀티 급속 충전시스템(E-GMP : 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은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인 주행거리와 충전 시간, 두 부분을 모두 잡은 기술이다. 지금까지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배터리 용량을 키워야 하고, 이를 위해 배터리 용량을 키우면 충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존재했다. 현대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효율 모터시스템을 개발했다.
◇고무 형태의 고체 전해질로 세계 최고성능 전고체전지 구현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범준 교수 연구팀이 미국 조지아공대 이승우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엘라스토머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성능의 전고체전지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전고체 리튬메탈전지(all-solid-state Li-metal battery)는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휘발성이 높은 액체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화재 및 자동차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는 미래 기술이다.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에너지밀도를 획기적으로 향상해 자동차 주행거리 확보 및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꿈의 배터리 기술'이다.
◇태양 빛·전기로 미세 플라스틱을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바꾼다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 연구팀이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교(TU Delft) 프랭크 홀만 교수팀과의 협력을 통해 태양빛과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미세플라스틱을 화학연료로 변환하고, 미세플라스틱 업사이클링과 생체촉매 반응을 접목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자연에 널리 존재하는 헤마타이트(hematite)를 광촉매로 이용해 폴리에틸렌 테레프타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 미세플라스틱을 포름산염(formate)과 아세트산염(acetate) 화학연료로 전환했다.
◇양자암호통신 상용화 핵심기술 개발‥'TF QKD 네트워크' 실험 검증
KIST가 세계 최초로 TF(twin-field) 프로토콜 기반 star(별) 구조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 방식은 모든 사용자들의 양자신호가 중심부의 노드를 거치기 때문에 임의의 사용자들끼리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실질적인 1:N(일대다) 양자암호통신이 가능한 기술이다. 연구진은 본 기술을 실증하고 장거리 양자암호 네트워크 분야로의 상용화를 위해 양자 암호 전문 기업에 기술이전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