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472억달러(약 60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수출실적을 달성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크게 늘어난 탓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683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6.1%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실적이다.
같은 기간 수입은 18.9% 늘어난 7312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작년 한해 무역 수지는 47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연간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000만 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적자액은 종전 최대였던 1996년(206억2000만 달러)의 2배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일본, 독일 등 주요국 대비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세계 수출순위도 2021년 7위에서 6위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작년 수출은 주력품목과 신산업·유망품목이 고르게 증가한 특징을 보였다. 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이차전지 등의 품목은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시스템반도체·전기차·OLED는 최고실적 경신과 함께 각각 상위품목(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 내 비중도 동시에 확대해 수출산업의 고부가화를 반영했다.
또 중국·독립국가연합(CIS) 외 주요 지역 수출이 고르게 증가하며 특정국 수출의존도도 완화됐다.
아세안·미국·유럽연합(EU) 등 주력시장과 대표 신흥시장인 인도는 최고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아세안은 2년 연속 최고 수출실적을 경신했고 대미 수출은 자동차·이차전지 등 수출 증가에 힘입어 처음으로 수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무역수지는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472억달러의 적자가 발생했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은 전년보다 784억달러 증가한 1908억 달러로 무역적자 발생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규모 에너지 수입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는 일본·독일 등 에너지 대외의존도가 높은 제조기반 수출강국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했"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무역규모 대비 무역적자 비중(3.3%)은 과거 가장 큰 무역적자가 발생한 1996년(206억 달러,7.4%)의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
한편 지난달 수출과 수입은 전년 대비 각각 9.5%, 2.4% 감소한 549억9000만 달러, 596억80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46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는 올해 대통령 주재 '수출전략회의'를 중심으로 강력한 수출드라이브를 가동하고, 모든 정책역량을 결집해 수출플러스를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며 "우리 수출기업의 3대 수출애로(무역금융·마케팅·인증)를 적극 해소하는 한편 신흥시장·자원부국 중심의 맞춤형 수출지원, 원전·방산·해외플랜트 등 유망분야의 수출산업화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 수지는 47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