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새해 증시가 열렸다.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재개장한 증시 환경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진 아무도 모른다. 다만, 비관의 강도가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심리를 감안할 때 올해 증시는 악재에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엔 힘이 실린다. 3중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직격탄은 이미 시장에서 인지하고 있는 악재이기 때문이다. 이제 3중고 완화가 어느 정도 선에서 시장 참여자에게 받아 들여질 지 여부의 판단이 중요해 보인다.
우선 2021년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지수 상황과 지난해 저점까지 코스피 26개 업종의 하락폭은 모두 20%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경기 침체를 반영하는 약세장이 주가적인 측면에서 선반영된 것으로 보는 이유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기업 이익 추정치는 작년 6월 대비 12월까지 25% 하향 조정돼 150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순이익 추정치는 31% 하향 조정이 이뤄진 바 있다.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가 2009년과 비슷한 경로를 따른다면 현재 대비 6% 추가 하향 조정 가능이 있다. 해당 수치를 적용할 경우 올해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는 141조원으로 낮아진다. 이는 코로나19 펜데믹 이전인 2017~2018년 수준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당시 코스피 지수 평균은 현재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익 증가율이 급락했던 2008~2009년 코스피는 이중 바닥을 형성하며 저점을 다진 역사가 있다. 단 2차 저점의 경우 1차(2130선) 보다 3% 정도 높았던 2200선이었다. 1월중 코스피 기업의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현재 2300선을 기준으로 등락하는 것을 감안할 때 저점 통과의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는 게 현재로선 맞을 것이다. 때문에 2차 저점인 2200선을 형성할 경우엔 주식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비관을 들어내고 낙관을 근거로 살펴보면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로는 유리해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1월 평균 코스닥 수익률은 2.68%로 12개월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코스피 대비로도 2.19%포인트 아웃퍼폼(수익률상회)했다. 특히, 1월에 코스닥이 코스피를 아웃퍼폼할 확률은 1월에 56.5%로 12개월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스닥 내에서 주목할 섹터는 아무래도 정책 수혜주가 될 것이다. 위기를 타계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쏟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신성장 4.0 전략과 수출 활성화 정책에서 언급된 반도체, 2차전지, 미디어·컨텐츠, 원전, 방산 업종이 우선 주목된다. 대신증권은 관련 산업내 유망주로
엘앤에프(066970),
티씨케이(064760),
리노공업(058470),
씨아이에스(222080),
천보(278280),
현대로템(064350),
에코프로비엠(247540),
피엔티(137400) 등을 제시했다.
새해 1월 효과를 기대하기엔 여전히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다. 하지만 최악의 작년과 비교하면 악재에 둔감해진 것도 사실이다. 시장은 심리게임이라고 했다. 악재에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해진 현재 환경에서 지나친 우려보다는 희망 섞인 증시 반등을 기대해 볼 만한 이유다.
최성남 증권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