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3사가 운영 중인 5G 특화요금제가 가격 측면에서 강점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화요금제는 가계통신비 안정책 일환으로 정부가 꺼내든 카드 중 하나다. 지난해 추석 청년 맞춤형 지원에 이어 정부는 이번 설 민생안정대책 일환으로 5G 어르신요금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5G 어르신 요금제 확대 출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G 요금제 중간구간 다양화와 함께 가계통신비 안정을 위해 올해 업무계획에 포함 시킨 내용이기도 하다. 이같은 정부 정책을 두고 시장에서는 통신비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통신3사는 일반 5G 요금제뿐만 아니라 키즈, 청소년, 노인 등 연령별 특화요금과 복지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5G 도입 초기에는 일반 요금제만 주를 이뤘지만, 시장이 개화하면서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취지로 특화 요금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수적으로 LTE 대비 적을 뿐 아니라 온라인 전용 요금제 대비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아 특색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다.
각사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017670)은 복지요금제와 키즈·청소년 요금제를 제공 중이다. 복지 요금제는 5G 행복누리 레귤러(110GB·월 6만9000원)와 5G 행복누리 슬림(11GB·월 5만5000원)으로 구성된다. 시청각장애인용 요금제로 영상과 부가통화를 확대했다. 키즈와 청소년 대상 요금제로는 2GB를 제공하는 월 2만6000원 요금제부터 9GB를 제공하는 4만5000원 요금제가 있다. LTE 특화요금제가 복지요금제 6종, 키즈 및 청년 요금제 12종, 어르신요금제 6종 대비 선택의 폭이 좁다. 온라인 전용 요금제와 비교할 경우 가격경쟁력도 떨어진다. SK텔레콤 온라인 전용 요금제는 8GB·월3만4000원부터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월 6만9000원 등이 있다. 1GB당 요금을 비교할 경우 온라인 전용 요금제가 더 저렴한 편이다. 가령 데이터 소진 후 최대 1Mbps로 계속 이용이 가능한 온라인 월 3만8000원 요금제의 경우 1GB당 가격이 3454원 수준이지만, 키즈 요금인 ZEM 플랜 퍼펙트의 경우 1GB 당 9000원 수준이다.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도 상황은 비슷하다. 복지, 키즈 및 청소년 요금제를 보유하고 있고, LG유플러스의 경우 만 65세 이상 가입할 수 있는 시니어 요금제도 갖추고 있다. 다만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전용 요금제 대비 비싸고, LTE 특화 요금제 대비 선택의 폭은 좁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특화요금제는 요금제는 다양한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출시한 것으로 특성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리=뉴스토마토)
이러한 업계 현황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가계통신비 안정 정책 일환으로 특화 요금제를 강조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추석에는 5G 요금제 다양화, 청년 맞춤형 지원을 꺼내들었는데, 기획재정부는 다가오는 설을 앞두고 5G 요금제 다양화와 5G 어르신요금제 확대 출시 계획을 설 민생안정대책 일환으로 발표했다. 특히 어르신용 5G 요금제 도입 확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업무계획에 포함시킨 내용이기도 하다. 최근 유튜브 시청 등으로 5G 사용이 늘어난 고령층의 데이터 사용 패턴에 맞춰 특화 요금제가 있어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사업자들은 취지에는 공감을 하나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정부의 민생 안정 취지에 공감하고 있으며 어르신 요금제 등 다양한 고객 필요와 사용 트렌드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KT는 "시장 상황과 함께 고객 니즈에 대해서도 함께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자들도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상황 속 시장에서는 특화 요금제를 통한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는 미지수라는 평을 내고 있다. 시장 조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요금제를 통해서는 인하 효과가 낮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저가 요금제에 더 높은 데이터 단가를 부과하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은 "특화요금제는 특정 사용자들에 대해 충분한 조사를 진행한 후 안을 도출해야 하는데, 탁상공론에만 그치는 모습"이라며 "세분화된 요금제를 통해 체감이 가능한 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