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 여부, 이사회 표대결 가나
당국 수장들 연임 포기 압박 거세져
입력 : 2023-01-10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의 연임 여부가 표대결로 치닫는 양상이다. 금융 당국 수장들이 연이어 자리를 내놓으라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가운데 손 회장이 이사회를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1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오는 3월 열릴 주주총회 일정을 고려해 이사회 차원에서 향후 회장 및 계열사 사장단 선임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늦어도 이달 말에는 손 회장 거취 관련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 임기가 오는 3월25일 만료되는데, 우리금융 정관상 임추위는 주총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에 경영 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임추위가 손 회장을 우리금융 최고경영자(CEO) 단독 후보로 결정한 시점이 12월30일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일정이 해를 넘기며 밀린 셈이다.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지분 구조상으로는 완전한 민간금융회사지만 여전히 정치권이나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회장 후보를 선출하는 우리금융 임추위는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되는데 모두 민간 출신이다. 노성태(한화생명) 이사회 의장, 박상용(키움증권), 정찬형(한국투자증권), 장동우(IMM PE), 신요환(유진PE), 윤인섭(푸본현대생명) 지분 4% 이상 과점주주들의 추천을 받은 인물들이다.
 
우리금융 지분을 보유한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인사들로 이뤄져있지만, 확실한 대주주가 없으면서 정부가 입김이 그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사회가 금융당국의 압박성 권고를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손 회장이 당국의 징계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연임을 포기할 경우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라임사태 직후 피해자에게 펀드 투자금을 전액 보상하기로 결정했지만 이후 신한금융투자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고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현재 소송이 진행중인 가운데 손태승 회장이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아들이고 이사회 역시 이를 수용하면 라임펀드의 책임이 우리은행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손 회장 입장에서도 불명예 퇴진을 피하기 위해 소송을 결단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지난해 9월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았다.
 
손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려면 중징계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과 함께 본안 소송을 법원에 제기해야 한다. 라임사태 중징계 건과 유사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중징계에 대해 대법원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잘못된 법리를 작용했다며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임추위를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일정에 맞춰 시작하기로 결정, 이사회가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할지 주목된다. 우리금융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손 회장의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이사회에서 손 회장이 조직에 필요하다는 결론을 어떻게 수용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