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2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시작 전,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사진을 찍고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직후 불거진 '개인 트레이너 논란'에 대한 대한축구협회가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축구협회는 10일 공식 홈페이지에 대표팀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의 개인 재활 트레이너 안덕수 씨의 저격글에 대해 '카타르월드컵 대표팀 의무 트레이너 관련 대한축구협회 입장'이라는 성명을 냈습니다.
지난 12월6일 안씨는 SNS에 대표팀 주요 선수들과 찍은 단체 사진을 올리며 "2701호에선 많은 일들이 있었고, 2701호가 왜 생겼는지 기자님들 연락 주시면 상상을 초월할 상식 밖의 일들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단 2701호는 대한축구협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1의 도움을 받은 것도 없다"라며 저격성 글을 게시했습니다..
안씨는 이후 취재진과의 접촉을 피한 채 말을 아껴 논란을 더 키웠습니다. 이에 한동안 사태를 지켜보겠다고 했던 협회가 한달만에 입장문을 내고 공식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안덕수, 협회 요구하는 자격증 없었다"
협회는 지난 2021년 11월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의무 트레이너 모집 공고를 냈는데요. 당시 안 트레이너는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안씨는 협회에서 요구하는 자격증이 없었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이 꾸준히 안씨의 합류를 요구하자 협회 측은 안씨를 '외부 트레이너' 자격으로 선수가 원할 경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다만 협회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숙박비 등은 지원할 수 없었습니다.
협회는 "아무리 선수들이 원한다 해도 모집 공고에 응시하지 않은 무자격자를 고용할 수 없었다"며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 직책을 조작하면서까지 불법을 묵인·조장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선수들, 안씨 편법 채용 요구"
하지만 우루과이전을 이틀 앞둔 11월 22일, 일부 선수들이 협회 측에 의무팀장의 귀국을 요구하는 한편 안씨를 편법으로라도 채용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의무팀장이 합류를 반대하는 핵심 인물이라는 이유에서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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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에 따르면, 의무팀장은 안씨 합류를 반대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선수들이 문제 삼았던 '무자격' 스태프는 2021년 법령이 개정되기 전인 2020년에 계약해 절차상 문제가 없었습니다. 또 해당 스태프는 계약 해지 전 추가로 자격증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답변에도 선수와 스태프 사이의 갈등이 점점 커지자 협회는 의무팀장에게 치료 활동을 중단하도록 조치했습니다.
협회는 "(일부 선수들이)합법적 절차를 인정하지 않고 요구를 관철하려는 태도는 온당치 못했다"며 "극히 일부지만 의무 스태프, 직원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도 사려 깊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태프-트레이너 간 관계 대안 마련할 것"
협회는 "안 트레이너가 수고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의무진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고, 선수와 팀에 큰 혼란을 줬다"고 인정하면서 "선수들이 오래 요청한 사안이라면 귀 기울여 듣고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마련했어야 했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어 "공식 의무 스태프와 개인 트레이너 간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지, 협력 관계를 어떻게 조성할지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협회는 오는 3월 초까지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대표팀이 새로 소집되는 그달 말 확정된 방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