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우리나라의 생활도로 중 상당수 보도가 미설치되거나 보도폭이 좁아 보행환경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에는 갑작스러운 보행공간 부재로 보행 이동에 제약이 발생하고 보행사고의 위험성도 높았습니다. 특히 보차혼용 도로의 경우 보차분리 도로보다 교통사고가 50% 이상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이러한 내용의 '2022년도 국가 보행교통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국내 보행 여건을 조사한 것으로 보행의 이동성·쾌적성·안전성 3개 분야에서 15개 지표를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보행 이동성 분야를 보면 유효보도폭은 대로의 경우 대부분 기준을 충족했지만 생활도로의 경우 약 34%가 유효보도폭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보행 경로가 연결되지 않고 단절된 사례도 다수 나타났습니다. 대표적으로 기존 보도가 아파트 단지 내로 편입되면서 횡단보도 횡단 이후 보행경로 단절된다거나 좁은 보도 위에 버스정류장 및 불법 적치물로 인해 보행자가 차도도 밀려나는 경우, 대로와 생활도로가 연결되는 접속구간에서 횡단보도 미설치된 경우였습니다.
이 경우 갑작스러운 보행공간의 부재로 인해 보행 이동에 제약이 발생하고 보행사고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생활도로를 중심으로 최소한의 보도폭을 확보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보도 단절구간에서는 보도와 비슷한 높이로 설치하는 고원식 횡단보도나 보도블럭을 활용해 보도를 연결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생활도로의 보행환경 쾌적성과 보도폭원, 보행위협 지표는 불만족스러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활도로의 경우 보행 공간의 소음 및 매연, 보도 위 가로수 및 버스정류장으로 인한 협소한 보행공간에 대해 불만족이 높았습니다. 보도폭원 및 보행위협 만족도 측면에서도 생활도로에 이륜차 등 불법 주·정차와 적치물로 인해 실질적인 보도폭이 좁아지면서 보행 시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행안전성 측면에서도 대로에 비해 생활도로가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로의 경우 보도 설치율이 83%에 달했지만 생활도로는 보도가 설치되거나 차단봉으로 보도와 차도가 분리된 경우가 67%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보행공간과 교통사고 발생의 상관성 조사에서도 생활도로에서 보차혼용 도로는 1km당 8.7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보차분리 도로(5.68건)보다 교통사고가 평균 53.5%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윤진환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다양한 교통수단의 연계 강화를 위해 보행교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보행 안전에 상당한 위협이 있는 경우는 지자체 등 도로관리청에서 적극 개선할 수 있도록 보행자 도로 지침 등에 반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보행자 이동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관할 교통행정기관에 미흡한 사항의 개선을 적극 권고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일부 생활도로에 이륜차 등 불법 주·정차와 적치물로 인해 실질적인 보도폭이 좁아지면서 보행 시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은 서울 시내 보행도로에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된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