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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만난 이복현 금감원장 "고금리 부담 기업·가계 지원해야"
입력 : 2023-01-18 오후 4:18:33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과 가계가 금융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은행권에 공적 사회안전망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일시적 유동성 애로를 겪는 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맞춤형 금리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가계 대출구조 개선과 개인 금리인하요구권 등 활성화 방안을 고민해달라는 주문입니다.
 
이 원장은 1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이날 행산에는 이재근 KB국민은행과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석용 NH은행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등 17개 은행의 수장들이 참석했습니다.
 
이 원장은 "실물경제가 신용경색 등으로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은행은 충분한 손실 흡수능력을 바탕으로 자금 중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야한다"며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이 연체와 부실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한 은행권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많은 중소기업이 대내외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 부담 등으로 인해 겪고 있는 경영상의 애로를 이겨낼 수 있도록 은행권이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금리인하 등 맞춤형 자체 지원 프로그램을 실효성 있게 운영해달라는 것입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2021년 14.9%에서 1년 만에 18.6%까지 증가했습니다.
 
아울러 이 원장은 고금리로 인한 가계 부실 확대 가능성에 관련해서도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상환능력 기반의 여신 심사 관행 정착과 변동금리 대출 비중 축소 등 대출구조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부실이 우려되는 차주에 대해선 선제적인 채무상담과 지원을 통해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용 회복지원 제도를 운영해달라는 것입니다. 또 신용도가 개선된 차주에 대해선 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금리인하요구권의 활성화 노력에 나서줄 것도 함께 주문했습니다.
 
은행권의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는데요, 이 원장은 "대형 금융사고의 발생은 은행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라며 "금감원과 은행권이 함께 추진하고 있는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실효성 있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여기 계신 행장님들의 의지와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회계감사인이 감사 과정에서 내부통제의 적정성을 점검하도록 하는 4선 방어체계(현업·준법 감시·내부감사·외부감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한편, 이 원장은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은행 회계감사안이 감사 과정에서 내부 통제의 적정성을 점검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은행권의 동의에 관련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차원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감독기구 입장에선 감독 역량을 필요한 대로 돌릴 수 있고 회계법인은 과도한 회계 비용 부담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역할을 좀 더 명확히 할 수 있다"며 "금융사 역시 중복(회계법인과 금감원) 검사 제재를 피할 수 있어 이해관계를 같이 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징계 취소 소송 제기에 대해선 "법률적 이슈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본인이 선택할 문제"라며 "특히 용퇴를 하겠다고 결정한 상황은 더욱 개인적인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우리은행이 라임사태 징계 불복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개인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며 "똑같은 결정을 하더라도 이해관계가 독립된 차기 우리금융 회장이 하는 게 공정해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은행권의 배당과 성과급을 둘러싼 지적에는 "손실 흡수 능력의 확충을 전재로 그 이상, 나머지 부분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경영진 판단의 몫"이라면서도 "주주 환원 정책과 성과급의 자율성은 인정함을 전제로 그 외의 경기 완충을 위한 금융 취약층 또는 국민들을 위한 은행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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