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정부가 민·관 합동으로 '수출 플러스' 목표 달성을 다짐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새해 첫 달부터 수출 지표가 꼬꾸라지면서 수출 전선의 빨간불이 선명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반토막 나는 등 단기간 내 회복 흐름을 끌어오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1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메모리반도체의 지난달 수출액은 48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4.5% 급감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이 반토막 난데다, 메모리반도체 중 D램 1월 가격도 1.81달러로 전년 동월 3.41달러보다 46.9% 급감했습니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가격도 4.14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4.81달러)보다 13.9% 내렸습니다.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지속적으로 수출 증가세를 보인 시스템반도체도 악재를 맞고 있습니다. 시스템반도체는 10월 17.6%, 11월 8.3%, 12월 9.8%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지난달에는 -25%로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철강재 수출 단가도 톤당 단가가 1152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수출 상황이 어둡습니다. 이는 전년 같은 달(1464달러)과 비교해 21.3% 낮은 수준입니다.
디스플레이도 경기 둔화와 생산성 향상에 따라 단가가 하락하며 전년 동월보다 수출이 36% 줄었습니다. 가전 수출은 고금리 영향으로 소비가 둔화하면서 주춤세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 수출은 19.3%, 유럽연합(EU) 17.3%, 아세안 19.8%씩 감소했습니다.
수출 전선의 난기류가 짙어지자 정부는 수출 지원 기관, 반도체·자동차·정유·철강협회 등과 함께 '긴급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진행했지만 돌파구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1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메모리반도체의 지난달 수출액은 48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4.5% 급감했습니다. 사진은 무역항. (사진=뉴시스)
한국 경제 버팀목인 반도체 시장은 상반기까지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D램 가격이 올해 1분기 20%, 2분기 11%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낸드플래시도 같은 기간 각각 10%, 3%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내구재(가전 등 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올해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기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이전과 같은 점유율을 지키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출 경기의 저점이 언제인지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며 "반도체 시황은 상반기에는 어렵고 하반기에 들어 재고 소진 등 과정을 거쳐서 회복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세계 경기 둔화와 반도체 가격 하락세 지속 등의 영향으로 향후 우리 수출 여건은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며 "우리 수출이 이른 시일 내 증가세를 회복할 수 있도록 업계에서도 주도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해외공관이 우리 수출·수주 거점기지로 변모하는 것에 발맞춰 글로벌 영업사원의 자세로 일해야 한다"며 "국내정책과 제도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할 수 있도록 세계 일류 제도를 심층 분석,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