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를 담당하는 기자라면 최근 이슈는 단연 난방비일 겁니다.
저도 주변에서 난방비가 올라 걱정이라는 제보를 여럿 받았는데요. 같은 일을 하며 원룸에서 자취하는 한 기자는 평소 3만원이 채 안나오던 난방비가 2배 이상 올랐다고 토로하네요.
아파트에 사는 한 친구는 겨울철 20만원 수준이었던 난방비가 30만원까지 치솟아 약 30% 정도 오른 것 같다고 말해줬습니다. 신도시 아파트에 사는 한 건너건너 지인은 겨울철 30만원대였던 난방비가 50만원 이상 나왔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온라인 커뮤니티만 찾아가도 비슷한 사례는 많았는데요. 난방비가 체감상 30%에서 2배가량 오른 것 같다는 글이 많았습니다.
체감 난방비 상승은 사실에 기반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난방에 주로 사용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1메가줄(MJ)당 19.69원으로 전년보다 38.4% 인상됐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난방비를 올릴 때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올립니다. 올해에도 4차례에 걸쳐 비용을 올렸습니다. 다만 봄~가을에 아무리 난방비를 올린다고 한들 보일러를 틀지 않으니 체감이 될 리 없죠.
난방비는 앞서 올렸지만 겨울에 들어서야 폭탄처럼 체감하게 된 겁니다.
난방비를 올린 정부의 입장도 나름 이해는 됩니다. 우리나라 도시가스 요금은 해외와 비교해 높은 편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원자재 가격을 생각하면 올려야 하는 게 당연하기도 하고요.
산업부는 도시가스 요금 폭탄이 줄줄이 기사화되자 해외 사례를 비교해 우리나라 요금이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강조했는데요.
실제 유럽 독일이나 프랑스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요금 수준은 각각 4분의 1, 절반 수준입니다. 독일은 MJ당 83.7원, 프랑스는 56.6원인데 우리나라는 22.2원에 그치니까요.
혹자는 우리나라의 가스 요금을 올리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통신 요금과 비교할 때 비싼 수준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물론 원자재 가격이 올랐으니 지금보다 요금이 비싸지는 것은 막을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통신은 안쓰면 불편한 정도지만, 혹한의 겨울에 난방을 안 쓰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니 동일선상 비교가 가능한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취약계층은 추위에 떨면서도 보일러를 틀기가 점점 더 어려웠을 텐데요. 정부가 나름대로 지원책을 펴고는 있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혹한을 이길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