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금융위원회가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적용 대상을 모든 자영업자로 확대하는 내용의 금융지원책을 내놨지만 실효성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영업자 중 빚으로 빚을 돌려막는 다중채무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사업자대출에만 집중한 지원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1일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내용을 개선한다고 밝혔습니다.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기업으로 정상경영을 하고 있는 차주의 금리 7% 이상의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는 사업입니다.
금융위의 개편안을 보면 코로나19 피해 확인 개인사업자·법인 소기업에만 적용됐던 저금리 대환 지원 프로그램이 전체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기업으로 확대됩니다. 저금리 대환 한도도 개인 5000만원, 법인 1억원에서 개인 1억원, 법인 2억원으로 확대됩니다.
기존에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이용 중인 자영업자는 늘어난 한도 여유액 내에서 추가로 고금리 대출을 대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금융위는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에 한해서는 일정 한도의 가계신용대출을 대환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2000만원 한도에서 개인신용대출, 주담대 등을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지원 대상과 금액이 늘어난 만큼 예산도 1조원이나 늘렸습니다.
다만 실효성 논란도 여전합니다. 대환대출 대상이 여전히 사업자대출에 국한돼 대출 실행이 어렵기 대문입니다. 사업자대출로 사업 자금 충당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카드론 등 다른 대출도 끌어 쓰고 있습니다.
까다로운 대출 문턱이 낮아질지도 관건입니다. 은행이 채무 보증비율을 일부(대출 보증비율 신보 90%·은행 10%)가져가는 탓에 대출 심사를 신용평가사 점수가 아닌 은행별 자체 신용 등급으로 하는 등 대출 심사 문턱이 높습니다.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 대출 신청 건수는 1만8896건, 금액은 6335억원입니다. 이 중 실제 대출까지 이어진 건 7755건(2782억원)에 그쳤습니다. 목표 금액으로 잡은 9조5000억원가운데 실행된 대출액은 3.4%뿐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은 "까다로운 조건 등으로 수요자들에게 전혀 와닿지 않은 정책"이라며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수요자의 니즈나 시장을 분석하지 않은 채 예산만 증액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실효성 논란에 대해) 신청률이 저조하다고 해서 상환 능력이 없는 차주까지 대출 대상을 확대해줄 수는 없다"며 "고금리상황이 지속되면서 대출금리가 연 7%이상인 차주들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예산을 증액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융위원회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