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연이 없다던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석방 이후 작심 발언들을 이어갔던 대장동 일당들과 같은 행보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태국에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될 당시만 해도 김 전 회장은 "이재명 씨와 전화한 적 없다. 전화번호도 알지 못한다"며 이 대표와의 관계를 부인했습니다.
구속 이후 태도 바꿔…"검찰 물증 제시 후 혐의 부인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듯"
하지만 구속 이후 김 전 회장의 진술 태도는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검찰 조사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수사에 협조하는 게 향후 재판과 수사에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은 대북 사업 관련 압수수색과 당시 경기도청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확보한 물증을 제시했을 거고 김 전 회장은 자신이 혐의를 부인해봤자 무의미하고 수사에 협조해 양형에 도움을 받는 게 나을 것이란 계산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이은 조사에서 검찰은 대북송금 의혹을 토대로 김 전 회장과 이 대표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석방 후 태도 바꾼 유동규·남욱 행보 보일까
이처럼 기존 입장을 바꾸는 김 전 회장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사건의 핵심 인물들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와 겹쳐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이들은 구속 후 풀려난 이후 작심한 듯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들을 이어갔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숨진 김문기 전 처장을 모른다고 한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남 변호사 또한 법정에서 과거 유력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의 입지가 두려워 털어놓지 못했다며 폭로전에 가세했습니다. 그는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이 시장 측 지분이라는 걸 김만배 씨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다" 등의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지난 1월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