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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연일 ‘강공’…·전장연 이어 유가족·기재부까지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분향소 '충돌'…기재부·서울시 '무임수송' 부담두고 갈등
입력 : 2023-02-06 오후 4:56:37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연일 강공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동안 전장연과 대치를 이어가더니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 기획재정부까지 전선을 넓혀가는 모양새입니다.
 
서울시는 현재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대치 중입니다. 지난해 10월29일 서울 이태원에서 숨진 희생자 120여명과 유가족 200여명이 활동 중인 그 유가족협의회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작년 10월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이태원 사고'관련 입장발표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갈등은 참사 100일을 앞두고 벌어졌습니다. 유가족협의회가 100일 추모제를 위해 광화문광장 사용을 요청하자 서울시가 일정 중복을 이유로 불가를 통보한 것입니다.
 
유가족협의회는 기존에 신청한 KBS와 일정을 조율하고 재차 신청했으나 거부당해 결국 지난 4일 추모제는 광장 옆 도로에서 진행됐습니다.
 
분향소 장소 문제는 더 갈등이 첨예합니다. 급기야 유가족협의회는 지난 4일 서울광장 일부에 분향소 설치를 단행했습니다.
 
유가족들은 광화문광장같은 좀 더 시민들과 접촉하기 쉬운 공공의 공개장소를 원합니다. 참사가 잊혀지길 싫어하는 심정이 더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서울시도 할 말은 있습니다. 참사 추모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사전협의 없이 무단 설치를 용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는 시민 안전 등을 이유로 행정대집행까지 예고한 상황입니다.
 
사실 서울시와 유가족협의회는 100일 한참 이전부터 추모공간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서울시는 녹사평역을 유력한 후보로 뒀지만 협의는 어느 순간 파국으로 치달았고, 급기야 대치 양상까지 이어졌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101일을 맞은 가운데 서울시와 유가족이 연일 ‘강대강’으로 부딪히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참사의 아픔에 눈물 흘리던 오 시장이 유가족들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 어긋난 마음을 돌릴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서울시가 지난 5일 발표한 지하철 무임수송 관련 입장문. (사진=서울시)
 
'지하철 무임수송' 기재부 "지방사무", 서울시 "국가사무"
 
서울시는 기재부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해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지하철 무임수송 재원의 보전 여부를 두고 양 측이 갈라선 것입니다.
 
기재부는 지하철은 지방자치단체 고유의 사무인 만큼 지하철 요금 체계 전반과 이에 따른 손실 보전도 모두 지자체가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하철 무임수송 손실 보전을 양 당은 다 도와주려고 각고의 노력을 했는데 기재부가 끝까지 반대를 했다”며 “기재부가 생각을 바꿔서 ‘올해 중에라도 지원을 하겠다’ 입장을 선회해 준다면 대중교통 인상 요금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5일에도 기재부 입장에 전면 반박하는 참고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서울시는 지하철 무임소송은 국가사무적 성격으로 국가 책임에 해당하며 무임승차는 강행규정으로 지자체가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수도권에만 11개 기관이 지하철을 운영 중입니다. 운영기관은 달라도 무임수송은 법으로 정해진 사안으로 임의대로 조정할 수 없습니다. 코레일에만 무임수송을 보전하는 상황에서 고령화로 적자 폭까지 늘어나 시설 투자는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서울시가 ‘가장 힘센 부처’라는 기재부를 상대로 전면전에 나선 까닭은 지난 연말 국회에서 기재부 반대로 무임수송 국고 보전이 무산되면서 대중교통 요금 인상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300~400원에 달하는 큰 폭의 지하철 요금 인상을 앞두고 등장한 ‘기재부 책임론’으로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요. 노인과 청년 모두가 행복한 결말이길 바랍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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