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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영업이라고요?" 은행 통합점포 대기만 2시간
영업점 방문 고객 절반 이상이 고령자
입력 : 2023-02-0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 이후 시중은행이 영업시간을 정상화했지만, 일부 은행 영업점의 대기시간이 길어 소비자들의 불편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대면 채널 효율화 전략에 따라 인근 영업점을 폐점하고 한 곳으로 통합한 영업점이 그렇습니다.
 
지난 3일과 6일 서울 지역에 최근 인근 영업점을 통폐합한 시중은행 영업점을 기자가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3일 오후 2시,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A은행은 업무를 보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로 북적였습니다. 일부는 자리에 앉지 못해 번호표를 들고 서성이는가 하면 벽에 기대 번호판을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후 1시58분에 발급받은 번호표에는 '대기인원 12명, 대기시간 78분'이 적혀있었습니다. 영업이 마감하기 한 시간 전인 오후 3시에는 대기인원이 19명으로 더 늘었고, 예상 대기시간도 100분으로 안내됐습니다.
 
지난 3일 서울 구로구의 A은행 영업점에서 뽑은 대기표. 대기인수 19명, 예상대기시간은 100분으로 나와있습니다. (사진= 신유미 기자)
 
영업점에는 젊은 층도 눈에 보였지만 절반은 고령자였습니다. 창구 직원은 4명, 대기인원은 언뜻 봐도 15명이 넘었습니다.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들의 말을 들어보니 점포 통합 이후 이곳의 일상적인 모습입니다. A은행은 지난달 16일 인근 지점을 폐쇄하고 이 지점으로 통합했습니다.
 
번호표를 들고 한참을 앉아있던 한 어르신은 청경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두리번거리며 직원을 찾는 할아버지도 있었습니다. 이날 출금을 위해 영업점에 들렀다는 김경호(88세·여)씨는 "(점포가) 여기 얼마 전부터 이상해졌어요. 이렇게 안 기다렸는데"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대기 인원수가 너무 밀려 발길을 돌린 고객도 있었습니다. 박선숙(66세·여)씨는 "카드 업무 보려고 왔는데 저번에도 왔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갔다"며 "역시나 똑같더라고요"라고 말했습다. 그러면서 "연세드신 분들이 주로 오는데 힘들게 앉아서 한 시간씩 기다린다는 건 너무 힘들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지난 3일 서울 구로구의 A은행 영업점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고객들이 대기하는 모습. (사진=신유미 기자)
 
구로역과 신도림역 등 구로구 일대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인데요. 그런데 영업점포는 A은행 밖에 없습니다. 실제 다른 은행은 '365일 ATM코너'만 운영 중인 상황입니다. 직장인 김경애(64세·여)씨는 "결제일 같은 특정일에는 25일같은 결제일 그런 때는 더 붐빈다. 번호표 뽑는 기계에도 줄을 서 있었으니까"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실제로 A은행 영업점 방문고객 통계를 살펴보면, 지점이 통합된 지난달 16일 이후 방문고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이전에는 200명대에 머무르던 방문고객이 300명대로 늘어난 것입니다. 그만큼 대기시간이 길어져 방문객의 불편도 커질 수밖에 없는 셈입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B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유미 기자)
 
영등포구에 위치한 B은행 지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지점 역시 지난해 말 인근 지점과 통합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100~150명대에 머무르던 이 지점 방문고객은 이후 170~200명대로 사람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통폐합 되기 전에도 두 곳 모두 방문 고객이 많았다는데요. 이 지점은 통합 전에도 하루에 한두차례씩 "왜 이렇게 오래기다리냐"며 큰 소리가 나기도 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일반 업무 창구와 VIP 창구를 늘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붐비는 방문객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통폐합한 모든 점포들이 모든 시간대 혼잡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주로 직장인들이 회사로 출근하는 지역의 점포는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젊은층은 상당수가 모바일을 활용하고 있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점포를 찾기 때문입니다. 다만 영업점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통폐합 전후로 1.5배 가량 방문객이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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