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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누구냐 넌
입력 : 2023-02-13 오후 6:07:25
포켓몬 열풍이 식어가나봅니다. 장 보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을 애용하는데요. 채소를 사기 위해 들어간 마켓 앱에서 '포켓몬 빵'을 검색했습니다. 5개가 검색됐습니다. 평소에는 '품절', '품절', '품절' 일색이지만 상품이 남아있었습니다. 그것도 '신상' 포켓몬빵 이었습니다.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장바구니에 담았고, 대충 필요한 물건만 챙겨 넣었습니다. 그 와중에 5개 포켓몬 빵 중에 1개가 품절되어버렸습니다.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결제' 버튼을 눌렀습니다. '주문 완료'. 다행입니다. 포켓몬빵 4개 구입에 성공했습니다. 포켓몬빵에 열광하던 꼬마들에게 "다 상술이야. 넘어가면 안돼"라고 말해왔지만 어느순간 저도 그 유행과 상술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꼬마들에게 포켓몬빵 구입이 얼마나 어려웠고, 급박한 상황이었는지에 대해 장황하게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꼬마들은 엄마에게 '엄지척'을 해줬습니다. 
 
포켓몬 빵을 온라인 마켓에서 살 수 있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이나 ***같은 유명 온라인 마켓에서  포켓몬빵이 검색되기 시작했고, '품절'이라 하더라도 '입고알림'을 통해 포켓몬빵의 입고를 알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에 4개나 구입한 것은 그간의 노력에 대한 성과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뿐만 아닙니다. 초등학생들이 열광하는 '포켓몬 카드'가 있는데요. 3만원 짜리 한 박스에 20개 정도의 소포장이 들어있습니다. 이 역시 아침마다 등교하는 어린이들을 문구점으로 인도했는데요. 문구점마다 '포켓몬카드없음' 이라는 문구를 써붙여놓을 정도로 인기였답니다. 문구점에서는 그 자취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당근마켓에서 웃돈을 주어야 겨우 구입할 수 있었던 '희귀템' 이었습니다. 구하기 힘든 '잇템'을가져다줄 수록 부모는 '유능한 엄마아빠'가 된답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랍니다. 
 
어제 저녁, 학원서 꼬마를 데리고 오는 길에 들른 문구점에서 이 문제의 포켓몬 카드를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5개의 카드가 들어있는 소포장을 1500~3000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꼬마의 최근 착한 행동들을 칭찬하고, 그 노력을 치하하기 위해 두개나 사주었습니다. '아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최고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유행은 돌고 돌고, 또 항상 교체됩니다. 꼬마의 눈에는 포켓몬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아이템으로 보일 겁니다. 하지만 어른 눈에는 그렇지 않지요. 저를 비롯한 수많은 자녀를 둔 어른들은 피카츄와 이브이가 베스킨라비스 매장에 등장했을 때 그 상술과 마케팅 전략에 경악을 금치못했는데요. 포켓몬빵과 카드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수많은 유행과 상술의 마케팅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꼬마는 그 구하기 어려운 포켓몬빵과 포켓몬카드가 흔해진 상황에 대해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저 귀한 포켓몬템을 근처에서 구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 황송한 눈치입니다. 꼬마는 제2, 제3의 포켓몬 유행의 겪으면서 저같은 상술과 유행에 혀를 끌끌 차는 어른이 되어가겠지요. 어렸을때 넌 포켓몬의 노예였단다 라고 하면 경악하겠지요. 유행템 하나하나에 기뻐하고, 엄마를 최고로 쳐주는 지금의 꼬마를 잘 기억해둬야겠습니다.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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