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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업계, 워라벨에 4조2교대 바람…신구 갈등 유발?
4조2교대, 4조3교대보다 하루 근무량 4시간 늘어
입력 : 2023-02-15 오후 4:08:55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하는 정유, 화학업계에서 4조2교대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4조2교대는 업무시간이 늘어나지만 한번에 몰아서 쉴 수 있는 장단점이 공존하는데요. 최근 워라벨을 강조하는 저연차들과 업무 강도가 세다는 고연차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애경케미칼은 15일 울산 공장 생산직 근무 형태를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로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애경케미칼은 생산 효율성과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 향상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교대제 전환을 검토해왔으며, 9월부터 3개월간 4조2교대 근무를 시범운영했습니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4조 2교대'제 시범운영 결과, 일과 삶의 균형 유지 등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업무 효율성도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도 최근 1962년 창립 이래 61년 만에 근무제도를 4조2교대로 바꿨습니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은 이미 4조2교대 근무제를 채택해 제조 현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4조2교대는 국내에서는 유한킴벌리가 처음으로 1998년 도입했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감원 대신 근무체계를 바꿔 남는 시간에는 교육을 통해 직원의 자기계발을 돕는다는 취지로 도입됐습니다. 
 
4조2교대는 하루 12시간씩 근무해 기존 4조3교대(8시간)보다 하루 근무시간이 4시간 가량 늘어납니다. 하지만 쉴때 한번에 몰아서 쉴 수 있어 총 근로시간은 같고, 휴무일이 80여일 늘어납니다.
 
구체적으로 4조2교대는 근무 조를 4개로 나눠 주간과 야간에 각각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 조는 쉽니다. 한 번에 근무하는 시간은 늘어나지만 휴일도 크게 증가해 '워라벨'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선호합니다. 
 
4조3교대는 근무 조를 4개로 나누고 3개 조는 8시간씩 근무하고, 1개 조는 휴무하는 방식입니다. 8시간만 근무하기 때문에 업무량이 많지 않아 과도한 업무가 부담인 사람들이 원하는 근무방식입니다.
 
 
한화솔루션 전남 여수공장 전경.(사진=한화솔루션)
 
하지만 4조2교대를 두고 저연차들과 고연차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업무와 휴식을 철저하게 분리하는 저연차들은 4조2교대를 선호하지만, 업무강도가 부담되는 고연차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한화솔루션은 최근 여수공장 근무자를 대상으로 4조2교대 도입 찬성 반대 투표를 진행했는데요. 찬성 52%, 반대 48%가 나오면서 부결됐습니다. 특히 50대 이상 고연차 직원들 80%가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랫동안 4조3교대에 적응해 온 고연차 직원 중에는 하루 근무가 12시간으로 늘어나는 것이 부담을 호소합니다. 4조3교대 근무를 하는 40대 A씨는 "4조2교대 근무가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면 적응할 수 있겠지만, 저녁 9시부터 아침 9시까지 야간에도 12시간 근무하면 몸이 망가질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LG화학도 우선 대산공장과 여수공장에서 4조2교대제를 시범 운영한 뒤 도입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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