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3년 만에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가 열렸습니다. 활기가 감도는 전시장에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급성장한 스타트업들의 이색 부스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마치 팝업스토어 성지인 성수동을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국내 대표 리빙, 라이프스타일 전시회인 '2023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는데요. 올해로 28회를 맞는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가구 및 건축, 인테리어, 가전, 생활 소품 등의 분야에서 4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했습니다.
특히 눈에 띈 곳은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처음 참가한 기업들이 꾸린 부스입니다. 기존 부스와 차별화된 모습이었는데요. 홈라이프 솔루션 기업 앳홈은 이번 전시에서 첫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미닉스 런드리숍'을 공개했습니다. 강렬한 'MINIX' 네온 간판과 노랑, 하늘, 오렌지 색상의 미니건조기들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앳홈의 미니 가전 브랜드 미닉스의 미니 건조기, 미니 빔프로젝터, 미니 식기세척기 등이 전시됐습니다.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앳홈이 미니건조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앳홈은 이번 기회를 통해 그동안 온라인 채널 중심의 운영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미닉스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 형성 및 제품 경험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2018년 설립된 앳홈은 대표적인 MZ(밀레니얼+Z)세대 기업입니다. 양정호 앳홈 대표의 나이는 겨우 31세고, 직원들 평균 나이도 30대입니다. 젊은 감각으로 꾸민 앳홈 부스도 MZ세대들이 많이 찾았습니다. 개막 첫날 오전에만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 앳홈에 가입한 신규 가입자 수가 300명을 넘어섰습니다.
앳홈 관계자는 "국내 코인세탁소는 차가운 느낌을 갖고 있지만 해외 사례를 찾아보니 미국을 비롯해 명품 브랜드들도 콘셉트가 있는 런드리숍을 많이 만들고 있다"며 "앳홈의 강점인 디자인을 가장 획기적으로 살릴 수 있는 콘셉트를 고민하다가 2개월 만에 저희만의 런드리숍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앳홈의 대표 제품인 미니건조기의 경우 그레이지, 네이처 그린, 클래식 베이지 등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되지만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인 새로운 색상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경우 실제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오는 3월 말에 앳홈은 미니건조기 진열장도 선보일 예정인데요. 앳홈 관계자는 "앳홈은 가전과 가구의 결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술은 기본이고 고객들의 사용 편리성을 위해 진열장을 개발하는 등 추가적으로 필요한 가구들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플래지어가 빈백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가구플랫폼 플래지어도 처음으로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참여했습니다. 2020년 8월 설립된 플래지어의 주력 제품은 빈백입니다. 원래 5종류의 빈백을 판매하는데 이번 페어를 위해 플래지어는 150kg에 달하는 대형 빈백도 만들었습니다. 플래지어 빈백 만의 가치를 전달하고 홍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로써 플래지어 부스에는 0.2kg짜리 빈백부터 150kg 빈백까지 나란히 놓여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김지영 플래지어 CDO(최고개발책임자)는 "플래지어 빈백은 빈백과 소파의 경계를 허문 제품이다. 형태감이 무너지지 않으면서 기능성 소재로 스크래치가 나지 않아 반려동물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며 "5개 라인으로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부스에 대해 그는 "빈백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게 하려고 마켓 콘셉트로 kg을 표시해뒀다"며 "관람객들이 많이 궁금해 하신다. 대형 빈백에 기대 사진을 찍어가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구력이 있는 기업들 중에선 역시나 변화를 시도한 곳이 돋보였습니다. 성수동에서 편집숍 브랜드 '발란사'와 협업해 새로운 캐릭터 '타올쿤'의 팝업스토어를 성공적으로 끝낸 송월타올은 이번에는 '더 타올쿤 숍'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했습니다. 팝업스토어에선 기존 타월 제품들뿐만 아니라 유튜버 와디의 큐레이션 편집샵 브랜드 애글릿과 협업한 타월 소재의 곰인형, 가방 전문 브랜드 로우로우와 협업한 타월 소재의 가방들도 선보였습니다.
교보핫트랙스는 직접 디자인해서 만드는 PB제품과 해외 수입 제품들을 각각의 개성에 맞게 색다르게 배치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교보핫트랙스 관계자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차별화된 상품 위주로 소싱을 진행했다"며 "문구이긴 하지만 독특한 제품, 또 해외 제품 홍보에 사용된 매대도 그대로 가져와 각 브랜드의 개성을 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이날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선 평범한 가구매장의 형태를 유지한 곳이 다수였는데요. 이런 곳들보다는 감각적으로 꾸민 부스에 훨씬 더 많은 관람객들이 몰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내년도 참여를 염두에 둔 기업이라면 제품 판매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먼저 부스의 차별화를 고민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2023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오는 26일까지 진행됩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