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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 인수전)우위 점한 하이브…카카오, 공개매수 나서나
에스엠,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결국 인용
입력 : 2023-03-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에스엠(041510)을 대상으로 신청한 카카오(035720)의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하이브(352820)가 경영권 분쟁의 우위에 서게 됐습니다. 결국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공개매수를 통해 추가적인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저렴한 신주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자금 여력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이브 손 들어준 법원, 에스엠 신주발행 금지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방법원(부장판사 김유성)은 지난 3일 에스엠의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습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22일 심문기일에서 "오는 28일까지 추가로 제출된 서면을 확인한 후 결정 여부를 포함해 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카카오는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앞서 에스엠은 카카오에 1119억원 상당의 유상증자와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을 결정했죠. 이날 주금납입이 완료되면 카카오는 주당 9만1000원에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할 예정이었으나 신주발행이 금지되면서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하이브는 지난달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인수하면서 에스엠 공개매수를 선언. 최대 40%의 지분을 확보한다고 밝혔는데요. 현재 갤럭시아에스엠이 보유한 에스엠 지분 약 1%를 확보하면서 최소 15.8%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인용으로 하이브가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죠. 
 
(사진=각사 제공)

카카오 공개매수 나설까…사업 협력 위해 지분 확보해야

카카오의 신주 확보가 무산됐지만, 일각에선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강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카카오엔터의 사업 강화를 위해선 에스엠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사들여 최대주주가 된 하이브의 지분을 넘어서야 안정적인 사업 협력이 가능해섭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에스엠의 주가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시점인 지난달 10일부터 28일까지 단 3거래일만 11만원대에 머물렀고 10거래일 동안은 12만원을 상회했죠. 특히 16, 17일에는 13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에스엠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의문의 기타법인이었습니다. 지난 16일 IBK투자증권 판교점을 통해 에스엠 지분 2.9%(68만3398주) 849억원어치를 매입했고 주가는 역대 최고가인 13만3600원까지 치솟았죠. 또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1339억원어치의 108만7801주(4.56%)를 매입했습니다. 시장에선 카카오 측 우군이 개입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이 기타법인의 매매가 자사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해 놓은 상태이기도 하죠. 
 
에스엠 인수…에스엠·카카오 주주 권리 침해 우려
 
중요한 것은 카카오의 에스엠 공개매수 여부와 주주들과의 이해관계입니다. 카카오엔터가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하이브가 제시한 12만원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게 됩니다.
 
먼저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크게 언급되지 않았던 카카오와 에스엠 기존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당 12만원에 지분 40%를 확보하려던 하이브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선 카카오엔터는 주당 13~14만원 정도의 가격을 책정해야 합니다.
 
카카오와 같은 편으로 알려졌던 얼라인파트너스는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나설 당시 매수 대상 지분 100%를 제시했죠. 이 경우 카카오엔터가 지분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금액은 3조1000억~3조3000억원에 달합니다.
 
앞서 카카오엔터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유치한 1조1500억원의 실탄을 확보했는데요. 유치한 자금을 모조리 쏟아부어도 부족합니다. 카카오의 자금이 지원될 가능성이 언급되는 이유죠.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의 에스엠 지분 인수에 카카오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는데 에스엠 경영권 확보를 통한 실익은 카카오가 아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주주가 가져갈 수 있다”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지분 30% 이상을 재무적투자자(FI)들이 확보하고 있는데 에스엠 경영권 확보를 통한 실익은 카카오가 아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주주가 가져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이브와 마찬가지로 지분 40%는 공개매수해도 자금은 부족합니다. 지분 9.05%는 2171억원(주당 9만1000원)에 확보했으니, 31%의 지분만 확보한다고 해도 최초 1조원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결국 모회사인 카카오나 에스엠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겁니다. 최 연구원은 “결국 에스엠과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간 합병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에스엠 주주의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에 노출된다”고 말했습니다.
 
3월 주총 표대결 예고…이사 선임이 핵심
 
카카오의 공개매수 여부와 관계없이 이달 31일 개최될 예정인 에스엠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 대결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달 주총은 작년 말 기준 지분을 확보한 주주만 참석할 수 있어 카카오와 하이브 모두 의결권이 없기 때문이죠.
 
이번 주총의 핵심은 이사 선임안. 현재 에스엠의 이사 4명 모두 임기가 이달 종료됩니다. 이번 주총에서 카카오와 하이브가 자기편 인사를 얼마나 이사회에 선임하느냐가 관건이죠.
 
지난해 말 기준 에스엠 지분 70.53%는 지분율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에 에스엠과 하이브 모두 소액 주주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의결권 위임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국민연금공단(8.96%),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얼라인파트너스(1.1%) 등의 결정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경영권 분쟁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경우 쪼개기 상장 등의 이슈가 지속됐는데 이번 딜이 카카오엔터의 구주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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