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소녀 리버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버추얼 걸그룹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현직 걸그룹이 각자 자신이 서사를 부여한 버추얼 아이돌로 활동한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소녀 리버스'를 기획한 손수정PD와 조주연PD는 끼가 많지만 알려지지 않은 아이돌이 알려지길 원하는 마음이 크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선입견을 내려 놓고 이들을 바라보고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손수정PD는 '소녀 리버스'를 기획하게 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소통이 불가능하고 지치는 상황이 오래되자 요즘 아이들이 뭐하고 놀고 소통을 할지 궁금했다고 합니다. 거기에서 출발을 한 것이 '소녀 리버스'였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로 매력적인 아이돌이 많지만 이들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손PD는 이 두 가지를 접목 시켜 평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개인의 매력이 있는 아이돌과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가상의 캐릭터와 가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오디션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손PD는 대중이 생소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제작진 중에서도 2D 캐릭터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촬영을 진행하면서 제작진이 느끼는 바가 생기고 이를 시청자들에게도 잘 전달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생소함을 줄이기 위해 제작진은 개개인의 서사를 부여하고 각각의 캐릭터가 이런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손PD는 이를 통해 아이돌부터 몰입하게 만들어 보는 사람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조주연PD는 아이돌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어떤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지 오래 인터뷰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얼굴, 머리 색깔, 눈, 신장, 몸무게까지 디테일하게 잡아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데이터를 축척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세심하게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자기 소개 영상에서 등장한 30개의 월드도 캐릭터와 다른 업체를 선정해 작업량을 배분했다고 말했습니다.
'소녀 리버스' 조주연PD.(사진=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조PD는 기획 회의 당시에는 과연 이것이 구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머리 속에 있는 걸 디테일하게 잘 구현해준 업체들 덕분에 연출적으로도, 보는 이들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녀 리버스'를 하면서 대한민국이 인터넷 강국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조PD는 가끔 움직임이 튀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앞으로 기계가 발달하면 해결될 부분일 것 같다고 했습니다. 손PD는 일반 예능 프로그램이 출연자가 준비가 되면 바로 촬영이 들어가지만 '소녀 리버스'의 경우 기계가 문제가 생기면 전체가 멈추게 된다고 했습니다. 장비적인 문제뿐 아니라 출연자의 컨디션을 바로 캐치할 수 없는 문제도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손PD는 인터뷰 영상을 찍던 중 자신이 캐릭터 가면을 쓴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가면을 벗은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 출연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같이 나와 다른 사람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을 했지만 실제로 자신이 현실에서 못한 것, 보여주지 못한 자신을 보여줬다는 말을 공통으로 해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 역시도 선입견 없이 이들을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출연한 아이돌들이 사람 대 사람으로 매력을 있는 그대로 선입견 없이 서로 바라보고 보여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손PD는 결국 '소녀 리버스'가 오디션 서바이벌이지만 가수로서의 모습보다도 캐릭터 서바이벌이라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근육의 움직임, 긴장도를 완벽하게 보여줄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대를 보여주기 보다 뮤비를 통해 다양한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캐릭터가 가진 세계관, 누가 이 캐릭터를 가지고 끝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서바이벌이라고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가면을 벗어 던진 아이돌들의 모습에 PD들 역시 적지 않게 당황을 하기도 했습니다. 손PD는 30명이 처음 만나는 첫 촬영에서 손가락 욕인 법규를 날린 무너 때문에 당황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무너로 인해서 오히려 다른 아이돌들이 자기가 가진 선이 무너지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손PD는 무너의 법규를 계기로 메타버스 안에서 우리끼리 재미있게 놀아도 되겠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다른 아이돌도 많이 내려놓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손PD는 등급 판정에서 최하 등급인 브론즈를 받자 현장을 탈주한 김세레나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현실 오디션에서는 감히 생각도 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 조차 '소녀 리버스'의 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출연자 미팅을 시작해 지금까지 달려온 '소녀 리버스'에 대해 손PD는 목표한 바를 60% 정도 달성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제작진이 보여주고자 한 것은 90% 이상 달성을 했다고 생각한다는 손PD는 프로그램이 더 잘 됐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에 60%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녀 리버스'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한 것이 자신들의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손PD는 "끼가 많지만 알려지지 않은 아이돌이 더 많이 조명되기 바랐다. 정체가 공개된 아이돌의 향후 활동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편견이 무너지고 새로운 매력을 발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녀 리버스' 손수정PD.(사진=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