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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지급결제업 반대했던 한은 기조 바꾸나
"아직은 긍정도 부정도 아냐"
입력 : 2023-03-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비은행사의 종합지급결제업(종지업) 허용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종합지급결제업에 반대했던 한국은행의 기조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종지업은 보험이나 카드 등 수신 기능이 없는 비은행 금융사에 예금·지급 계좌를 발급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입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를 열고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비은행사에 입출금 계좌 발급 권한을 허용하는 내용의 종지업 도입을 논의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은행 관계자가 실무작업반에 참석했다는 것입니다. 이한녕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은 "내부적으로 판단을 한 뒤 금융위원회에 요청을 해서 실무작업반에 참여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적극적으로 (실무작업반) 논의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간 지급결제제도를 총괄하고 있는 한국은행은 금융안정을 해친다는 이유로 종지업 도입에 꾸준히 반대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비은행권은 은행권에 비해 낮은 수준의 규제를 받고 있어 소비자 보호에 취약하단 겁니다. 무엇보다 계좌 개설을 기반으로 하는 은행업에 들어오려면 '동일기능, 동일 규제'에 따라 은행과 같은 규제를 받아야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습니다. 
 
종지업은 간편 결제나 송금 외에도 모든 전자금융 업무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인데요, 종지업이 도입되면 금융소비자는 카드·보험·증권·빅테크사에 월급 통장과 계좌를 만들 수 있고, 해당 통장에 카드값과 보험비 납부 등 자동이체 서비스도 걸어놓을 수 있습니다. 
 
카드·보험·증권·빅테크 업계에서 종지업 논의를 크게 환영하는 이유는 중간에 은행을 거치지 않아 수수료를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신용카드 결제대금이나 보험비를 받기 위해 은행 계좌를 연결해서 쓰고 있는데, 해당 은행에서 대금을 받을 때마다 은행에 수수료를 내야하는 상황입니다. 
 
금융당국은 스몰라이센스 등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신규 사업자 인가보단 비은행권의 업무 영역을 넓혀줘 은행업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카드론·현금서비스·보험약관대출 등 일부 여신 기능을 갖고 있는 카드·보험사가 지급 결제와 수신 기능까지 갖추면 사실상 은행 역할을 할 수 있는데요, 이들이 은행권에 메기가 될 수 있단 판단에섭니다. 
 
다만 종지법은 이해당사자 등이 많아 빠르게 논의가 진전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실무작업반 참석자는 "한은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이기 때문에 금융 안정을 저해하는 요소가 있을 수도 있다는 발언을 했다"면서도 "장점과 단점 중 어디에 우리가 무게중심을 둬야할지 더 이야기를 해봐야겠지만 아직 긍정도 부정도 아니라 아마 논의되고 있는 과제 중에서 제일 나중에 결정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한녕 국장은 "(종지업 허용 여부를 떠나) 같은 업무를 하면 동일하게 규제를 하는게 결제 안정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며 "원칙에 대해서 답을 정한 건 아니고 정부와 계속 협의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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