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업 진입 문턱을 낮춰 시중은행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핀테크 업계가 소규모 특화은행과 종합지급결제업 제도 등을 건의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7일 권대영 상임위원 주재로 핀다, 핀크, 한국신용데이터 등 국내 11개 핀테크 기업과 '디지털 혁신을 통한 금융업의 실질적 경쟁 촉진과 혁신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금융업 진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는데요, 핀테크 기업들의 수익 모델을 넓혀 금융업에 실질적인 경쟁을 일으킬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됩니다.
업계는 금융업 진입장벽에 대한 과감한 완화를 건의했는데요, 먼저 신규 플레이어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핀테크가 특화되고 강점을 가진 분야인 소상공인과 씬파일러를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특화은행을 도입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예금·대출·외환 같은 은행 업무 일부를 핀테크 기업 등 제3자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은행대리업과 신용 기반으로 소비자가 결제자금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이페이먼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또 소액단기보험업 인허가를 위한 자본금 기준 완화 등도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계좌개설 권한을 주는 종합지급결제업(종지업)과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인터넷 전문카드사를 허용해달라는 건의도 이어졌습니다. 지급·결제를 목적으로 하는 계좌 개설이 허용되면 가맹점 제휴와 관계없이 각종 지급·결제 수요에 포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종지업을 하는 기업은 계좌를 만들어 고객 돈을 맡아둘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펀드와 자동차보험 같은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허용,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퇴직연금 운용 허용, 명의개서 대행 회사·비상장주식 거래회사 확대, 소액해외송금 한도 상향 등의 요청이 잇따랐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핀테크의 새로운 기술과 사업 등 특성에 부합하는 규율체계를 마련해 금융업 전반의 진입 문턱을 낮춤으로써 금융권에 실질적 경쟁이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병칠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금융산업의 실질적 경쟁 환경 조성에 핀테크 산업이 기여할 수 있는 바가 크다고 평가한다"며 "핀테크 기업에 대한 효과적인 감독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금융위는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핀테크의 금융업 진입 촉진을 위한 간담회를 차례대로 갖습니다. 오는 14일과 21일엔 각각 데이터 분야 이슈와 빅테크의 플랫폼 경쟁력 활용 방안 등을 주제로 논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금융위는 건의된 주요 내용을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와 연계해 적극 반영할 계획입니다.
7일 서울 프론트원에서 개최된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입 촉진을 위한 간담회에서 핀테크 기업CEO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