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 포장을 해줘야 선물받는 느낌이 올까봐, 그런가? 옷 하나 샀는데 포장지만 5겹에, 파우치, 박스까지…쓰레기 실화야?"
최근 친구와 청소 관련 대화를 하다가 택배 이야기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택배 과대 포장은 환경도 환경이지만, 처리도 참 곤란합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는 매주 화요일만 분리수거가 가능해 그 날까지 베란다에 택배상자를 비롯한 종이 포장지, 에어캡(뾱뾱이), 비닐봉지, 쇼핑백 등 포장재를 켜켜이 쌓아올려놓아야 하는데요, 얼마나 많은지 가져다 버리는 것도 참 큰일입니다.
요즘 선물하기 기능이 많아진 탓인지 옷, 화장품, 식품…품목에 구애치 않고 있어보이게끔 하는 과한 포장이 트렌드인 것 같습니다. 옷 한 벌에 5개의 포장재가 둘러져있고, 손가락 정도 굵기와 길이에 불과한 화장품은 배 상자만한 큰 사이즈의 박스에 담겨왔습니다. 어젠 식초를 시켰는데요, 무려 4m가 넘는 에어캡이 둘러져 있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사는 제 입장에선 과대 포장이 과소비를 한 것처럼 비춰져 불편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같은 가게에서 주문한 제품들이 각기 다른 상자에 담겨올 때면 참 황당합니다. 적게 산 것처럼 보여져야하는데 말이죠.
쓰레기로 산을 이루고 바다를 이룬 쓰산쓰해 속에서 택배 포장재 다이어트는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온라인 배송, 음식 포장 등의 증가로 일회용품이 크게 늘어나면서 미국 등은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합니다.
이에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제품 리뷰를 분석해 제품 포장에 적합한 상자를 찾아낼 수 있는 머신러닝과 컴퓨터 비전 기술을 개발했다고 하는데요, 어떤 포장을 했을 때 파손됐는지, 제대로 배송됐을 땐 어떤 경우였는지를 분석해 더 적합한 크기와 재질의 포장상자를 알려줄 수 있다고 합니다.
이와 아울러 맥주 브랜드인 쿠어스라이트는 지난해보다 플라스틱 대신 판자로 만든 고리를 사용하고 있고, 또 다른 맥주 브랜드인 코로나는 보릿짚을 이용한 포장재를 쓴다고 합니다.
이같은 변화 속에서 다가올 기회를 잡을 기업은 과대 포장없이도 제품이 망가지지 않게 해주는 완충재나 박스를 만드는 곳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복합물류센터에 쌓여있는 택배상자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