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들을 연이어 방문하며 은행권에 고통 분담을 촉구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복현 원장은 9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을 방문해 국민은행의 상생금융 확대 방안 추진을 격려하고 소상공인, 가계대출 차주 등 금융소비자의 애로사항을 들었습니다.
이 원장은 "사상 최대의 이익을 달성하면서 은행의 상생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은행도 국민 경제의 일원으로서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국민은행의 지원 방안 발표는 시의적절하고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며 높게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은행의 노력이 일회성이거나 전시성으로 흘러가지 않고 진정성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국민은행은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전 상품에 대해 금리를 인하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이자를 경감해준다는 상생 금융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이번 달안에 제2금융권 대출 전환 상품인 KB국민희망대출도 출시한다고 했습니다. 이외에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상 운영비용 긴급 지원 등도 내놓았습니다.
이 원장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한쪽이 일방적으로 고통을 받게 되면 그 고통을 감내하기 어려운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금융권과 또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다같이 조금식 고통을 나눠서 (감내)해야하는 상황인 것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 등을 권고하는 것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 방향성과 다르지 않냐는 지적엔 "오늘 KB가 발표해주신 것 처럼 은행들은 어느정도 범위 내에서 룸이 있기 있기 때문에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을 하는 노력 차원에서 배치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는 7월 퇴임과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선 "감독당국이 챙겨야하는 시장 안정화 상황, 금융소비자 문제 등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1~2개월안에 결실이 나기 어렵다"며 "연말 내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노력을 해도 힘든 이슈고 감독기구의 수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달 23일 하나은행 본점을 방문해 하나은행의 차주 우대 대출상품 시판을 격려하고 중소기업 대표와 소상공인 개인 차주 등과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또 지난 8일엔 BNK부산은행 본점을 찾아 부산·경남 지역 중소업체 대표, 소상공인, 금융소비자 등의 애로사항을 청취했습니다.
아울러 이복현 원장은 조만간 신한은행과 대구은행 등도 방문하는데요, 이에 나머지 은행들 또한 기존에 발표한 다른 은행들의 상생 금융 지원 방안에 동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KB국민은행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