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 브랜드부문 부사장 자리에 정치인
·기자 출신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타행에서도 같은 자리에 외부인사를 앉힌 사례가 없는데다 두 후보 모두 금융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는 점에섭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브랜드부문 부사장 자리에는 육동인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장광익 MBN 매일방송 기획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육 전 관장은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나와 1988년 한국경제신문에 입사해 뉴욕특파원, 논설위원, 금융부장, 사회부장 등으로 일했습니다. 이어 2007년부터는 국회사무처 홍보기획관을 지냈습니다. 이후 2014년 당시 금융위원장이던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와 함께 금융위 대변인으로 손발을 맞췄습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실 춘추관장을 지냈습니다.
장 실장은 매일경제신문 기자 출신입니다. MBN 매일방송 사회1부장, 경제부장, 시사제작부장, 정치부장을 거쳐 현재 기획실장을 지내고 있습니다.
두 인사 모두 금융 전문성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입니다.
임 내정자를 제외한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은 수석부사장 1명과 부사장 6명을 포함해 총 12명입니다. 디지털·IT부문장(옥일진 전무), 브랜드부문장(공석) 등 두 자리는 외부 인사 몫으로 둔다며 이미 자리를 깔았습니다.
브랜드 전략 부문의 경우 홍보부를 관할하고 있는데, 임 내정자가 차기 회장 인선 경쟁을 벌였던 손태승 우리금융 현 회장과 여론전을 펼쳐온 홍보조직을 그대로 둘수 없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임 내정자는 지난달 회장 최종 후보로 뽑히며 조직개혁을 첫 과제로 내걸었는데요. 그는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신 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이 시장,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난 2021년 사실상 민영화를 달성한 우리금융이 핵심 요직에 전문성이 결여된 외부인사를 앉히면서 ‘내 사람 심기’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임종룡의 사람들이라고 지목받고 등장한 만큼 조직과 융화하기 보다는 별동대 형태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우려됩니다.
실제 2001년 지주체제 출범 이후 우리금융은 상당수 회장이 외부출신이었습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을 받아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였던 만큼 관치금융과 낙하산 인사가 횡행했던 것입니다. 당시에도 '내 사람 심기' 부작용은 결국 경영과 인사실패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민영화된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현재 다른 금융 지주사를 봐도 외부인사가 지주사 브랜드부문 부사장 및 부행장으로 들어온 사례는 찾기 어렵습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누구를 영입할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라며 "언론인 출신이라 그런 시선이 있는 것 같다. 외부인사라고 무조건 관치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금융그룹 전경. (사진=우리은행)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