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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파고드는 불법대부 광고…솜방망이 처벌, 왜?
관리·감독기관 분산된 탓…"서민금융시스템 보완해야"
입력 : 2023-03-28 오후 5:02:02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높아진 대출 문턱에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는 서민들이 급증하는가운데 불법 사금융 범죄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습니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관리·감독기관이 분산되어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금감원은 28일 대부금융협회와 함께 인터넷에 게시된 동영상 대부 광고를 점검한 결과 불법 미등록 대부업체 31개사 및 대부 광고 준수 사항을 위반한 등록 대부업체 28개사를 적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등록 대부업자는 대부 광고를 할 수 없고 등록 대부업자의 경우 등록번호와 이자율 등 제비용·경고문구 필수기재 해야하는데요, 금융소비자가 금융기관 또는 서민 금융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법사금융 업체들에 대한 금감원의 처벌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기관에 해당 동영상 삭제 및 전화번호 이용 중지를 요청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대부업법에 따르면 업자에게는 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조치가 규정되어 있지만 일반적으로 실제 판결에선 기소유예 등 가벼운 처분을 받고 있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니터링 결과 위반사항을 파악하면 수사당국에 수사 의뢰를 하지만 피해자 확인이 되지 않아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미등록 대부업자들은 대포폰, 대포통장을 이용해 은밀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수사 단계로 넘어가면 증거확보, 수사 의지 등에 (처벌 수위는)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등록 대부업자가 3번 이상 적발되면 등록 취소 사유에 해당해 대부업 인가를 잃게 되는데 금융당국이 관리하는 업체 중에선 아직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실상 불법 업자들을 제재할 실효성 있는 방안이 없는 데다 이들을 관리, 감독, 수사할 권한 역시 금융당국, 수사당국, 지방지차단체 등에 분산되어 있어 불법사금융이 활개를 친다는 지적이 학계와 정치권에선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서은숙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금감원의 경우엔 법적으로 고발을 할 권한이 없으니 결국 경찰이 해야 하는 등 업무가 분리되어 있는데 피해를 본 이들 입장에선 신고를 포털에 해야 할지, 경찰에 해야 할지, 금감원에 해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이 문제"라며 "불법사금융도 금융이라고 생각하는 이들 입장에선 여러 기관에서 자기 관할이 아니라고 넘긴다면 금융에 대한 신뢰 자체를 잃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 등에서 총괄로 관리하면서 과정을 시스템화해야한다"며 "급전이 필요한데 신용 상태가 나쁜 탓에 제도권 안에 있는 업체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이들에게 누가 전화를 해서 돈을 빌려준다고 하면 넘어갈 수 밖에 없는데 현재는 경기가 어려워 이런 사람들이 많을 때라 이들을 보호할 서민금융시스템을 여러 갈래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금감원이나 지자체는 감독 기관이기는 하지만 조사하는 곳이 아니라 서로 협조 모델을 구축하기가 힘들다는 문제가 있고 (미등록 대부업체는) 음지에서 은밀하게 영업 때문에 양성화가 되어있는 곳처럼 관리 감독이 안 된다"며 "불법이라는 말이 앞에 붙은 것처럼 불법적으로 수익을 얻었는데, 과태료처럼 수익을 환수하는 강력한 제재를 취해야지 단순히 휴대폰 번호 중지 등의 처분은 눈 가리고 아웅밖에 안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등록 대부업자의 SNS 동영상 대부광고. (자료=금감원)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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