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매년 파업 시점을 코 앞에 남겨두고 겨우 합의에 도달하며 시민들을 초조하게 했던 서울버스가 올해는 조기에 노사협상을 마쳤습니다.
사전조정 단계에서 합의에 이른 전국 첫 사례로 다른 분야를 포함해 건전한 노사관계 구축의 선례로 남을 전망입니다.
오길성 공익위원이 작년 4월25일 오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시버스노조와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의 서울지방노동위원회 3차 조정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노조 7.3%, 사측 1.3% 결국 3.5% 인상 합의
서울시는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노동조합 간의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상이 정식 조정 절차 돌입 전 조기 타결됨에 따라 올 한 해 시내버스 전 노선을 차질없이 정상 운행한다고 29일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서울시민의 편리한 버스 이용환경 제공과 노동자의 복리증진 간의 합의점 도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사 양측과 소통한 결과, 제2차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사전조정에서 노사협상이 최종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노사협상 역시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9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가졌지만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교착상태에 빠졌습니다.
버스노조는 △임금 7.3% 인상 △고용안정협약 체결 △정년 63세→65세 연장 등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임금 1.3% 인상안을 제시해 간극이 작지 않았습니다.
결국, 노사는 서울지노위의 권유로 ‘조정 전 조정지원제도’(사전조정)에 참여했으며, 결국 두 번째 사전조정만에 합의점을 찾았습니다.
주요 합의 내용은 임금인상 3.5%, 복지기금 연장(5년)으로 생활물가 상승에 따른 운수종사자의 처우 악화를 방지하면서도, 재정 부담은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타결됐습니다.
사전조정 합의 전국 첫 사례, 작년 파업 2시간40분 전 타결
사전조정으로 노사협상을 타결한 것은 전국 첫 사례입니다. 매번 서울 버스 노사는 파업시한 직전까지 극심한 대립을 이어왔습니다.
작년에는 파업 돌입을 불과 2시간40분 앞둔 4월26일 새벽 1시20분에 임금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습니다.
서울시버스노조에 가입된 시내버스는 전체 시내버스의 98%로 당시 서울시는 파업에 대비해 자치구 셔틀버스 운행, 택시 부제 전면 해제 등 비상수송계획까지 준비했습니다.
올해도 사전조정에 실패할 경우 노조는 다음달 12일 파업 찬반투표에 이어 19일 첫 차가 운행되는 오전 4시 이후부터 파업예 들어갈 계획이었습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이번 조기 타결을 전 지자체 노사 협상의 모범사례로 삼고 서울시의 시내버스 운영 모델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시내버스 노사와 서울시가 합심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중랑구 중랑공영차고지에 시내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