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신유미 기자] 고층 빌딩숲이 우거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금융지구 한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둥지를 트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교통과 금융 허브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동남아에 진출 의지가 있는 기업들은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고자 합니다. 스타트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다만 한달 천만원에 달하는 임대료, 국내와 다른 법체계 등은 이제 막 기지개를 펴려는 스타트업이 감당하기엔 벅찹니다. 이들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정부 및 민간 기관이 의기투합해 네트워크를 꾸리고 있는데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K스타트업센터(KSC)와 KB금융지주 산하 KB핀테크랩을 방문했습니다.
고층 빌딩숲이 우거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금융지구 한가운데 KSC가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둥지를 마련했다. 사진은 KSC가 있는 마리나원 웨스트 타워 입구. (사진=신유미 기자)
지난 28일 오후 방문한 KSC 싱가포르 지점은 동남아 스타트업의 작은 전초기지 같았습니다. 녹색 중앙정원이 조성된 건물 내부를 지나 5층에 올라가면, K-STARTUP CENTER라는 반가운 글자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KSC는 독립 사무공간 10실과 공유오피스 17석을 갖췄습니다. 4월 기준 현재 13개의 기업이 KSC에 입주해있습니다.
윤홍구 KSC 소장은 "한국 업체들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도록 사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KSC는 전세계 혁신 거점에 국내의 유망 스타트업 진출을 도모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상은 업력 7년 이하의 현지매출실적 또는 국내외 투자실적이 있는 유망 스타트업입니다.
싱가포르 마리나원 웨스트 타워에 있는 KSC 싱가포르 사무실 벽에 'K-STARTUP CENTER'라고 적혀있다. KSC에는 13곳의 기업이 입주해 지원을 받고 있다. (사진=신유미 기자)
KSC는 올해 3월부터 현지인 센터장 체제를 두고 있습니다. KSC 싱가포르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강춘썬 센터장은 10년 넘게 싱가포르국립대(NUS)에서 낙후 산업단지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블록71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20년 가까이 창업 멘토로 활동하며 실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온 전문가입니다.
윤홍구 KSC 소장과 강춘썬 KSC 센터장이 KSC 싱가포르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는 다양한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윤 소장은 "현지에 정착하려면 기업들이 상당히 많은 어려움에 부딪힌다"며 "나라마다 법, 회계, 세무 등이 다 달라 현지 전문 컨설턴트들과 연결해서 어려움을 최소화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신유미 기자)
강 센터장은 "싱가포르 시장을 빠르게 이해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한편 비즈니스와 투자처를 신속하게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싱가포르의 사업과 투자에 관심이 있는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업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기관 외에도 민간에서도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KB글로벌핀테크랩은 단순 투자를 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핀테크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KSC와 업무협력을 맺고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했습니다.
차지영 KB글로벌핀테크랩 팀장도 현지 정착 지원을 일순위로 꼽았습니다. 차지영 팀장은 "싱가포르는 스타트업에게 유리한 조건을 많이 갖고있는 반면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비용문제"라며 "인건비와 임대료, 주거비 등이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리적인 지원을 위해 공간제공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지 에이전시나 로펌, 회계법인들과 같은 네트워크를 만들어 법인 설립을 원하는 기업이 있다면 다리를 놓는 기능을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6)편에서 계속>
차지영 KB글로벌핀테크랩 팀장이 핀테크랩의 세 가지 미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차 팀장은 국내 핀테크업체 현지 정착 지원, 현지 스타트업 발굴, 투자 연계를 KB핀테크랩의 세가지 미션이라고 말했다. (사진=신유미 기자)
싱가포르=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