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현대카드의 장기연채액이 4분기에도 7개 전업카드사(우리·국민·롯데·삼성·신한·하나·현대)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카드는 2021년 말부터 지난해 4분기 내내 6개월 이상 연체액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는데요. 여신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이 제공한 카드사 6개월 이상 연체 금액(그래픽=뉴스토마토)
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12월말 장기연체액 1위는 현대카드로 집계됐습니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6개월 이상 연체액은 372억9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1% 증가했습니다. 2위를 차지한 삼성카드(262억원)와 100억 이상 차이납니다. 신용판매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신한카드(178억원)와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고요.
현대카드의 6개월 이상 연체금액은 2021년 9월부터 지속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현대카드 장기연체금액은 △2021년 9월말 266억7800만원 △2021년 12월말 290억9800만원 △2022년 3월말 323억4000만원 △2022년 6월말 409억4300만원입니다. 지난해 3분기말에는 371억2400만원으로 금액이 다소 줄었지만, 4분기말에 다시 약 373억으로 늘어나면서 여전히 장기연체채권의 고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12월말 7개 전업카드사 가운데 전년 동기간 대비 6개월 이상 연체액이 가장 늘어난 곳도 현대카드였습니다. 현대카드는 총 82억100만원이 늘어났는데요. 2위를 차지한 하나카드(45억9000만원→68억6200만원)가 22억7200만원인 것에 비해 약 3.6배 높은 수치입니다. 한편 KB국민카드는 69억8100만원을, 삼성카드는 21억9000만원을 줄인 모습이었습니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장기연체채권은 건전성 악화 및 부실화에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는 "채권 연체 기간이 오래되면 회수하기가 어렵다"면서 "채권 연체가 장기화되면 상각처리를 하는데, 상각을 언제하는지 등은 회사마다 기준이 달라 확실하게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단 부실채권 비율이 높다고는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카드는 장기연체채권 양이 타 사에 비해 많은 점을 인지하고 회사 내부에 채권관리 전담 조직 등 해결책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카드는 2020년까지 같은 금융계열사인 현대캐피탈에 장기연체채권을 매각하면서 채권 건전성을 관리했습니다. 하지만 그해 하반기 금융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상황 속 과도한 소비자 추심 피해를 막기 위해 채권 매각이 필요할 경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하라는 방침을 내렸습니다. 이에 현대카드는 더 이상 현대캐피탈에 연체채권, 부실채권 매각 처분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장기연체 채권이 쌓이자 현대카드는 2021년도 초 회사 내부에 채권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재편해 연체율을 자체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럼에도 좀처럼 답을 찾지 못하는 양상입니다. 채권 관리 부실이 지속될 경우 여신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