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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부동산PF 부실 우려에 "감독기관 바꿔야"
행안부 요청 없으면 금감원 감독·검사 불가
입력 : 2023-04-1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새마을금고, 금융감독원의 감독·관리·규제를 원합니다. 위에 감독하는 사람이 없으니 마음대로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보호 지표 공시대상에서 제외돼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새마을금고를 둘러싸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생(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감독원의 국민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내용입니다. 국민제안은 금감원이 각종 금융정책이나 감독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받는 곳입니다. 금감원 국민제안 외에도 새마을금고의 예금이 안전한지를 묻는 소비자와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민원글은 주요 포털 커뮤니티에서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건설·부동산 대출 56조, 연체율 9%대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내 부동산 PF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새마을금고가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새마을금고의 관리감독 권한을 행정안전부가 아니라 금융감독원이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건설업 및 부동산업 대출잔액은 지난 2019년 말 27조2000억원에서 올해 1월 56조4000억원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연체액은 7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7배 이상 증가하며 연체율은 2.49%에서 9.23%로 크게 뛰었습니다.
 
PF 대출과 비슷한 개념의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비 대출잔액 현황을 살펴봐도 지난 2021년말 9조992억원에서 올해 1월 기준 15조7527억원으로 늘었는데요, 같은 기간 대출 연체액은 60억원에서 1111억원으로 18배 이상 급증했고, 연체율은 0.07%에서 0.71%로 10배 넘게 불어났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파산 이후 새마을금고가 약한 고리로 지목되자 예금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네 차례에 걸친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연체율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등이 문제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예탁금 수납, 자금 대출 등 신용 사업을 하는 상호금융기관으로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행정안전부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은 이같은 일이 터져도 직접적인 감독이나 검사를 나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금융당국은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감독·검사 관련 업무 협약을 맺은 정도기 때문에 행안부에서 요청이 오지 않는 한 새마을금고의 금융 사업 부문을 들여다 볼 권한이 없습니다.새마을금고와 유사한 성격의 농협·수협·신협 등 상호금융기관들이 특례 조항에 따라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관리와 감독을 받고 있다는 점을 비춰보면 '감독 성역'으로 불릴 만합니다.
 
농협·수협·신협도 금융당국 감독받는데…
 
새마을금고 거래자수는 지난해 말 기준 2262만4000명입니다. 금융권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운 새마을금고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습니다. 다만 방법론과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지난 2021년2월 새마을금고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와 달리 전체적인 자산이 커진만큼 감독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신협도 규모가 커지면서 금감원의 감독을 받고 있는 것처럼 새마을금고도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 툴을 갖추고 변해가야한다"면서 "여신의 취급 기준을 바꿔 더 안전하게 자산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금융위기의 '뇌관'이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까지 감독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새마을금고는 서민과 가깝게 거래하는 은행으로, 부실이 일어난다면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이는데도 현재는 올바른 관리·감독이 안되고 있다"며 "만약 국회쪽에서 의원 발의가 나오지 않는다면 정부 발의로라도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행안부가 새마을금고 상황에 대해 공식 조사를 벌여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행안부가 자율공시적 관점에서 (새마을금고의)상태를 잘 점검한 뒤 BIS 등 본인들의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들을 안심시켜 동요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지금 당장 금융당국으로 이관하면 소비자들은 '무슨 문제가 있나보다'고 의심해 갑자기 뱅크런이 일어날 수도 있는 등 긁어부스럼이 될 수 도 있다"며 "지금은 감독체제를 잘 유지하면서 조치를 하고 이관은 좀 상황이 호전이 된 후 경제 안정기에 들어서고 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재준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절충안을 제시했는데요, 그는 "미국엔 새마을금고와 같은 협동조합을 따로 관리하는 관리감독청이 있다"며 "금감원이 새마을금고, 협동조합같은 관계금융을 다 용인할 수 없을테니 절충안으로 현재처럼 결정권은 행안부가 갖고 있더라도 검사와 감독은 금감원에 위탁관리를 맡기는 안이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새마을금고.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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