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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6월 만기 고비…당국, 부실사업장 정리한다
브릿지론 비중 크고 사업성 떨어지는 곳 지원 않기로
입력 : 2023-04-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이 이달 말 본격 가동합니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PF와 브릿지론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오는 6월부터 '고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당국은 대주단의 원칙이 우량한 사업장에 대한 정상화 지원이라고 밝힌 만큼 사업성이 없는 곳은 구조조정 수순으로 가는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23일 금융권에 다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금융권 PF 대주단 가동을 목표로 이해관계자들과 협약 개정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대주단은 채권금융기관 간 공동관리를 통해 사업성이 우려되는 사업장이 다시 정상화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요. 정부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자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PF 대주단협의체를 가동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021년말 11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29조9000억원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연체율도 0.37%에서 1.19%로 뛰어 올랐습니다.
 
당국은 대주단 구성을 기존 은행권 뿐 아니라 새마을금고와 신협·농협 등 상호금융권을 포함한 2금융권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은행 뿐 아니라 증권, 보험, 여전, 카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업 등이 취급하는 브릿지론까지 PF로 간주해 협약에 포함시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PF 대주단 협약은 상환 유예, 출자전환, 신규자금공급 등의 금융지원을 통해 정상화 계획을 마련하는데요. 대주단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할 경우 대출 만기를 연장하도록 하고, 4분의 3 이상의 동의가 이뤄지면 추가 자금지원이나 이자유예 등 채무조정까지도 가능합니다.
 
다만 PF대주단 협의체 출범으로 만기가 연장되더라도 차주의 이자부담이 높아져 사업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주단이 지원대상 사업장과 매각·청산대상 사업장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자본비율이 낮거나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건설사와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옥석가리기'가 있을 전망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채권단 판단이긴 하지만 정책 취지는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에 대해 만기연장이나 신규대출 등을 통해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PF를 투입한 사업장 비율이 증권사(44%), 캐피탈사(35%), 저축은행(23%)로 편중된 정도가 커 본 PF 부실 우려까지도 이에 비례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추산결과 지방 건설사들 중 한계기업(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 비중은 지난 2018년 8.2%에서 지난해 말 16.7%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영업 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건설사도 전체의 36%로 나타났다.
 
부동산PF는 '본 PF'와 '브릿지론'으로 나뉩니다. 이 중 브릿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가 1금융권에서 본 PF대출을 받기 전 개발자금을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대출 받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 주택이나 상업 시설 등 수익성이 낮은 사업장에 공급되는데, 자칫 사업장 시공이 무산돼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면, 자금을 빌려준 금융사는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최악의 경우 연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브릿지론과 본 PF의 만기는 올 상반기 몰려있습니다. 브릿지론의 경우 올 3월 말 37%, 6월 말에 27% 만기가 도래해 약 64%의 브릿지론 만기가 상반기에 집중돼 있고, PF의 경우 상반기에 약 38%의 사업장이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이 이달 중 본격 가동됩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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