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월 서울 지하철 4호선 사당역 4번출구에서 '7770번' 광역버스 앞에서 국토부 관계자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사진=국토부)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지난 1월에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사당역에 방문했습니다. 다름아닌 7770번 광역 버스 퇴근길을 살펴보기 위해섭니다. 당시 원희룡 장관은 사당역 4번 출구에서 7770번 상황을 지켜본 뒤 SNS에 "눈앞에서 버스 6대를 보내야만 겨우 탈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며 "이 답답한 상황을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곳에는 6시부터 줄이 늘어지기 시작하는데요, 피크타임인 7시가 되면 4번출구를 넘어 5번출구의 골목길까지 줄이 꺾어져 들어가기도 합니다. 통상 20분이 넘게 기다려야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카카오맵에서 버스 상황을 보면 또 얼마나 답답한지요. 버스가 순차적으로 오지 않고, 회차장소에서 한참을 머무르다가 옵니다. 다섯 대정도가 모이면 그제서야 버스가 정류장에 옵니다. 도대체 회차장소에서 무얼 하나 의문이 들어서 친구와 우스갯소리로 다같이 저녁먹는 게 분명하다고 이야기하고는 합니다. 나름 사정이 있겠지만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에선 답답할 노릇입니다.
그렇게 10분 정도는 버스가 안 오다가, 마치 기차처럼 세 대씩 연달아오면 줄이 훅 빠집니다. 그것도 잠시, 줄은 금세 차지만요. 사실 이 모든 상황은 입석 금지가 되기 전부터 늘 벌어졌던 일입니다. 퇴근길은 입석금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6시에 ‘칼퇴’해도 집에 도착하면 8시가 넘게 됩니다. 퇴근 후에는 진이 빠져서 뭘 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사실 저녁 먹는 것조차 힘듭니다. 게다가 다음날 또 출근을 하기 위해서는 7시 전에 나가야 하니, 11시에는 자야 합니다. 하루에 출퇴근으로 길 위에서 4시간을 버리고 나면, 남는 시간은 세 시간도 채 되지 않는 셈입니다. 밥먹고 씻는 데 한시간이라고 해도 두시간이 남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원희룡 장관이 출근길도 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후속 대책이 많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퇴근길은 나름 개선되기도 했습니다. 출근길 무정차도 상당부분 나아졌다고 하는데요, 제 생각에는 7770번 버스의 증차도 문제지만 노선 자체를 다양화하는 게 필요해보입니다. 7770번 버스 승객 중 사당역이 목적지인 사람은 거의 없고, 2호선이나 4호선을 이용하려는 환승객이 다수입니다. 서울역과 여의도 노선도 늘려 승객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수익성 문제인지 해당 논의는 등장하지를 않네요. 지자체나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밀집도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요. 저는 수원에 계속 살고 싶었거든요.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