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민주당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자진출두' 라는 초강수를 둔 데는 검찰의 칼날이 턱밑까지 이르자 되레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법조계 일각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부담을 더는 효과도 노리는 동시에 구속영장 발부의 큰 줄기 가운데 하나인 '도망의 우려'가 없다는 점을 법원에도 어필하면서, 검찰의 영장 청구시 실질심사 등에서 영장 기각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서겠다는 점도 엿보인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전 자진 출두한 송영길 전 대표 측의 출석을 거부했습니다. 협의되지 않은 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검찰이 송 전 대표를 만나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간 송영길 전 대표는 여러차례 걸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검찰은 '수사 계획'에 따라 필요할 때 소환하겠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날 출석한다고 해도 조사를 받을 수 없다고 밝힘에도 불구하고 송 전 대표는 검찰에 자진출두 했습니다.
이는 검찰이 지난달말부터 이달 초까지 연이틀에 걸쳐 송영길 전 대표와 측근들을 압수수색했기 때문입니다. 송 전 대표는 압수수색 영장에 금품 공여자 측 공범으로 적시되며 외곽 후원조직인 '먹고사는 연구소' 사무실 등이 모두 강제수사 대상이 된겁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 출입을 거부당해 조사가 무산된 뒤 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속영장 기각 명분 쌓기 행보…실제 소환까지 시일 걸릴 듯
법조계에서는 결국 검찰이 '가장 윗선'인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해 향후 구속영장 청구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 '명분쌓기'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송 전 대표측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뿐 하니라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점을 강조해 향후 구속심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겁니다. 또 '떳떳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지층을 결집시키면서 본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등 주변을 단속하는 정치적 효과까지 노린 셈 입니다.
송 전 대표는 재차 검찰에 자신에 대한 빠른 조사를 희망한다고 피력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공식 소환조사가 이뤄지기 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진행된 윤관석·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9명의 피의자 중 아직 윤관석 의원과 이성만 의원 조차도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검찰 측에서는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모두 마무리 된 후 최근 송 전대표 관련 압수수색에서 확보된 압수물들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아직 자금 조달책 역할을 한 핵심인물로 지목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구속영장 재청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 출입을 거부당해 조사가 무산된 뒤 지검 청사를 나서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