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해외에서는 빅테크의 금융산업 진출에 따른 불공정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독점 조항을 내거는 동시에 금융사들의 규제 완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미국의 4대 빅테크인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를 포함해 많은 빅테크기업이 금융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제공 중입니다. 주요국에서도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라쿠텐 역시 예금 계좌, 신용대출, 자산관리, 보험상품 판매 등 금융서비스를 운영합니다.
눈에 띄는 점은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내는 빅테크 기업에 대해 규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의 리나 칸이 연방거래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GAFA의 반독점 규제에 열을 올렸습니다. 플랫폼의 영향력 확대가 개인과 기업의 경제적·정치적 자유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2021년 기준 GAFA 시가총액의 합은 미국 미국 GDP의 약 2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럽연합(EU) 역시 디지털세 법안 발의, 디지털 서비스법 패키지 초안 공개 등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BIS(국제결제은행), FSB(금융안정위원회) 등 국제 금융감독기구들도 빅테크의 금융서비스 확대에 따른 각종 금융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독일을 대표하는 핀테크 기업 와이어카드가 2020년 상반기 자산관리 부실 등 회계분식을 이유로 파산해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사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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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에 대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면서도 금융사가 신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규제 완화도 추진 중입니다. 싱가포르 당국은 기존 금융회사들이 빅테크에 맞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 규제 완화에 나섰습니다. 지난 2017년 인터넷은행의 주주 구성에 산업자본에 대한 지분 제한을 없애는가 하면 은행의 비금융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은행도 비금융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결론짓고 지난 2021년 은행법개정을 통해 부수업무 및 자회사 업무 범위 확대를 추진했습니다. 빅테크는 금융과 비금융을 결합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도 환경변화에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해외 금융사들은 금융플랫폼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습니다. 스페인 BBVA는 일찍부터 디지털 전환에 집중한 은행으로, 기존 뱅킹앱을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발전시켰습니다. 통합계좌조회는 물론, 고객 재무 상황 분석 관리, 부동산, 포트폴리오 설계 및 맞춤형 금융상품 제공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싱가포르 대표 은행 DBS는 세계 최대 규모의 API 개발자 플랫폼을 구축,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생활 플랫폼 'DBS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DBS는 기존 금융사업과 관련성을 감안해 부동산, 여행, 자동차, 유틸리티 분야에서 주요 업체와 제휴를 맺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