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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만 야박한 당국 "수수료 확대 안돼…투자일임은 상황봐서"
금융위, 은행권 개선 TF 8차 회의
입력 : 2023-05-11 오후 4:16:07
 
 
[뉴스토마토 이보라·신유미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비이자이익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수수료 정상화는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행권에서는 다른 대안으로 투자일임업 전면 허용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금융투자업계의 반발 때문에 수년째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금융당국도 일단 투자일임업 허용에 따른 리스크를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제8차 실무작업반'을 개최해 △투자일임업 허용 △벤처투자 확대 등을 통한 은행권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최근 5년 평균 총이익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은 12.0%으로 상대적으로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기간 미국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이 30.1% 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비이자수익 대부분은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다만 이번 은행권 개선 TF에서 수수료 정상화 논의는 배제됐습니다. 그간 은행권에서는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수수료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계좌유지수수료 등을 비롯해 여러 명목의 수수료 수익을 챙기고 있지만, 국내 은행들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최근 은행들은 상생금융 확대 차원에서 중도상환수수료까지 면제하고 있습니다. 
 
그간 은행들이 바라왔던 수수료 정상화를 통한 비이자수익 확대는 요원한 상황입니다. 이날 브리핑에서 강영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은행 수수료는) 정서상 맞지 않고, 예금고객들의 반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은행연합회에서도 계좌유지 등 각종 서비스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이 무료 또는 원가 이하로 제공 방침을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투자 일임업 허용'을 요구했습니다. 
 
현재 은행은 ISA(계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한해 투자일임업 겸업이 허용되고 있어, 은행 고객들이 원스톱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받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전면 허용이 어려울 경우, 공모펀드 및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일임업에 한해 이를 추가 허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은행의 투자일임업 허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증권업계의 핵심업무를 은행권의 수익 확보를 위해 허용해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이유에섭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은행연합회에서 건의한 투자일임업에 대해 과거 방카슈랑스 등 겸영업무 허용 과정에서 겪었던 것처럼 첨예한 갈등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 "특정 업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라 '동일 기능-동일 리스크-동일 규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은행권에 대한 투자일임업 허용에 따른 리스크가 무엇이고, 어떻게 관리할지 여부를 우선 검토하고, 국민들에게 어떤 금융편익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금융수수료 정상화 없는 비이자수익 확대 방안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각종 서비스에 대해서 수수료 받는 것에 대해 국민 정서를 거스르는 부분이 있어 비이자이익이 줄어든 부분이 있다"면서 "투자일임 같은 신규사업이 허용된다하더라도 대국민 수수료 인하 요구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 8차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은행 비이자수익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사진=금융위)
  
이보라·신유미 기자 bora11@etomato.com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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