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전기·가스요금을 소폭 인상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가계의 물가 부담 우려는 커질 전망입니다. 특히 공공요금 인상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식 서비스 물가 등 연쇄적 인플레이션 긴장감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16일부터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 인상을 단행하면서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평균 전기·가스요금 부담은 총 7400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이에 따라 물가 지표에도 소폭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을 보면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6.1% 상승했습니다. 이 중 외식 서비스는 7.6%, 외식을 제외한 서비스는 5.0% 올랐습니다.
지난 1년 동안의 외식 서비스 물가 상승률을 보면 지난해 4월 6.6%에서 5월 7.4%, 7월 8.4%, 8월 8.8%, 9월 9.0%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후 10월 8.9%, 11월 8.6%, 12월 8.2%로 8%대가 유지됐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7.7%, 2월 7.5%, 3월 7.4%로 상승률 하락을 보이다 4월에는 7.6%로 다시 올랐습니다.
정부가 16일부터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단행하면서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평균 전기·가스요금 부담은 총 7400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이에 따라 물가 지표에도 소폭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3.7% 상승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전년 동월 대비 도시가스는 32.5%, 전기료는 22.5%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기·가스·수도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2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2월과 3월에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인 28.4%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오르면 소상공인들은 메뉴판 가격을 올려 잡아야 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 결국 공공요금 인상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게 된다"며 "그래서 실제 가격을 올릴 경향성도 높아진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력 사용량이 적은 계절에는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분이 뚜렷하게 체감되기 어렵겠지만, 아무래도 사용량이 집중적으로 증가하는 시점에는 가격 인상분이 실감 날 수밖에 없다"며 "그런 지점에서는 전반적인 가격 상승 압력이 발생해 물가 안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석훈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이사는 "여러 공과금 중에서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체감하는 정도가 상당히 비중이 크다"며 "지금도 부담이지만, 앞으로 여름철 전기 사용량이 더 올라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요금 kWh당 8원·가스요금 MJ당 1.04원 인상한 '전기·가스요금 조정 방안'을 발표, 16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표는 전기·가스요금 인상 수준. (그래픽=뉴스토마토)
문제는 전기·가스요금 인상 요인뿐만 아닙니다. 국제 유가 등 대외적인 에너지 가격 변동도 리스크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정책관은 "하반기에 OPEC+ 감산, 글로벌 가스 가격 변동 추이 등 리스크 요인들이 분명히 있다"며 "다만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이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무더위가 예고된 올해 여름철 '냉방비 대란' 가능성도 우려할 부분입니다.
여름철은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량이 증가로 전력 수요가 연중 최대를 기록하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전력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거래량은 연중 내내 대체로 4만GWh를 기록했지만, 7월 5만2644GWh, 8월 5만1461GWh 등 여름철에 급증한 바 있습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1% 상승했습니다. 이 중 외식 서비스는 7.6%, 외식을 제외한 서비스는 5.0% 올랐습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식당가.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