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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모닝콜
입력 : 2023-06-02 오전 7:53:27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아침 6시 40분. 귀를 찌르는 경고음이 연신 울립니다. 옆집에서 울리는 소리도 같이 들립니다. 무음모드를 안 해뒀나? 확인해보지만 무음모드가 맞았습니다.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긴급재난문자.
 
뭔가 싶어 네이버에 접속했지만 먹통이었습니다. 북한에서 발사체를 하나 쏘았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발사체를 쏘는 일은 하루이틀이 아닌데, 뭐가 다르다는 거지? 알 수 없었습니다. 어디로 대피를 하라는 건지, 왜 하라는 건지, 어떻게 하라는 건지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어요. 밖에서 무슨 방송이 들리는 것 같은데, 웅얼거리기만 할 뿐 내용은 하나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별 거 아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지난해 12월 30일이 떠올랐습니다. 그날 저녁 하늘에 아주 큰 아지랑이 같은 연기가 피어오른 적이 있었는데요, 전국은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보일 정도였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우리 동네에서도 보인다, 이게 뭐냐며 술렁였습니다. 이어 국방부에서 고체추진 발사체를 시험비행했다고 밝혀 일단락됐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겠거니 싶었습니다. 일부러 불안감을 조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었습니다. 나오는 내용이라곤 '북한이 발사체를 쐈다'일뿐, 구체적인 대피 요령이나 지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예고된 상황이었고요. 반대로 실제 상황이었다면 정말 큰일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 위급상황에 저런 경계경보가 발령된다면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우왕좌왕하다가 다같이 죽겠구나 싶었어요.
 
지하로 대피하라니, 반지하에 살았어야 했나 아니면 역세권에 살았어야 했나. 근처에 대피소가 없는 사람들은 어디로 대피해야할까,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인은? 장애인은? 어떻게 대피해야 할까요. '오발령' 소동이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더 갖춰나가야 할 것들이 많겠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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