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300만이 넘는 인구에도 불구하고 상급 종합병원이 없는 경기북부에 공공의료원 설립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이 진행되는 만큼 의료 인프라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러나 경기도가 추진중인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 설립이 난항에 부딪히면서 설립 시기가 점차 밀리고 있습니다. 부지 선정부터 예산, 정부와의 협의 등 각종 사안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첫 단계부터 제동이 걸렸습니다.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 (사진=연합뉴스)
경기북부, 공공의료원 설립 필요
경기북부 지역은 필수적 공공의료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22년 2분기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의료기관은 2만2186개이고, 이 중 남부에 1만6763개, 북부에 5423개로 북부 의료기관은 고작 25%에 불과합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5곳은 경기 남부지역에 몰려있고, 도내 종합병원 역시 67곳 중 19개 병원만이 북부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경기북부는 360만 인구로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했을 때 인구수 3위인 부산시와 비슷하지만, 의료인프라는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부 의료원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북부 공공의료원 신설에 약 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고 해도 1200억원이 드는만큼 막대한 재정이 필요합니다.
부지 선정도 늦어지는 상황입니다. 도는 3월쯤 후보지 공모 절차를 진행하려 했지만 아직 공공의료원 설립과 관련한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아 다시금 뒤로 미뤄졌고, 언제 공모가 진행될지 기약이 없습니다.
가평군 민관추진단 구성…양주시 후보지 제안
이러한 상황에도 도내 동·북부 기초지자체들은 유치경쟁에 여념이 없습니다.
동두천시는 공공의료원 유치를 위해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지난달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서명운동은 2주만에 11만명이 사인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동두천시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서명부를 김 지사에 전달했습니다.
앞서 동두천시는 공공의료원 유치를 위해 제생병원을 활용한 설치안을 경기도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가평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막기 위해선 공공의료원 유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경기도의료원 가평병원 유치를 위한 민관추진단을 구성하고, 범 군민 서명운동도 벌였습니다. 군민 6만여명 중 2만여명이 동참하는 등 의료원 유치에 필사적입니다.
양주시와 연천군 등도 공공의료원 유치전에 뛰어들었습니다. 양주시는 옥정지구 의료부지 등 공공의료원 부지 확정시 즉시 착공이 가능한 후보지를 제안했습니다. 연천군은 연천군보건의료원을 승격해 의정부 병원의 분원으로 운영토록 하자고 경기도에 제안한는 등 군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북부지역 정치인들도 공공의료원 유치에 앞장섰습니다. 양주시 정성호 의원은 올해 초 김동연 지사와 만나 양주시 공공의료원 건립을 건의했습니다. 남양주시 조응천 의원도 호평동에 공공의료원이 유치될 수 있도록 김 지사에게 유치의향서를 전달한 바 있습니다.
이에 김 지사는 "북부지역의 공공의료원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가 문제는 상당히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빠른 시간 내에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서 지속가능한 북부 의료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경기 동두천 시민들이 공공의료원 동두천 유치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동두천)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