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획득한 노조는 7일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해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과 국제선 출·도착이 일부 지연될 전망입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쟁의대책위원회 발대식 및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발대식과 동시에 준법투쟁에 들어간 노조는 이날부터 비행 전 진행하던 조종사, 객실승무원 등의 합동 브리핑을 철저히 이행하는 등 합법적인 규정 내에서 운항을 지연시키는 준법투쟁에 들어가 점차 강도를 높여갈 예정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사규에 따르면 조종사와 승무원 등은 승객 탑승 전까지 비행 계획서, 출발공항, 목적지 공항, 기상 확인, 항공기 이동 점검 등을 완료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회사는 국제선의 경우 승객 탑승 기준 1시간 20분 이전에, 국내선은 1시간 이전에 조종사들의 출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APU) 조합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APU 쟁의 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
하지만 노조에 따르면 점검해야 하는 사항들을 물리적으로 1시간 20분 전에 완료할 수 없어 1시간 더 일찍 출근해왔습니다. 사실상 승객 탑승하기 2시간 20분(국제선)부터 출근해 안전비행을 위한 모든 것들을 점검해왔습니다. 그런데 준법투쟁에 돌입하는 이날부터는 사규에 따라 국제선은 1시간 20분, 국내선은 1시간 이전에 출근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출·도착이 지연될 가능성이 큽니다.
노조 관계자는 “운항 정시 스케줄에 맞추기 위해 출근시간보다 1시간 먼저 출근해왔지만 이에 대한 급여가 없었다”면서 “오직 사명감으로 그렇게 해왔다. 그런데 사규에 따른 출근시간에 맞춘다면 분명 (출·도착)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합법적으로 쟁의권을 획득한 노조는 사측의 불성실한 태도가 지속될 시 파업 강행도 고려하고 있으며 그 시기를 올 여름 성수기인 7~8월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항공운송사업은 필수공익사업이어서 조종사들은 파업 기간에도 필수유지 업무 비율은 유지해야 합니다. 국제선은 80%, 국내선 50% 제주노선 70%를 유지해야 합니다.
앞서 지난달 10일 노조는 사측과 임금 인상안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하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그 결과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이에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획득했습니다.
쟁의권을 획득한 노조는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한 결과, 92.39%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됐습니다.
노조 쟁의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사측이 산업은행을 핑계로 임금협상에 지금과 같이 불성실하게 임한다면 마지막으로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 전광판에 일본 하네다행 아시아나 항공편 지연 표시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