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11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주최 110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수능에 대해 뭘 안다고 앞뒤가 맞지도 않는 모순적인 얘기를 함부로 해서 교육현장을 대혼란에 빠트리는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교육개혁을 하시라 했더니, 윤 대통령은 150일 남은 수능을 건드렸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밝혀 올해 수능 출제 방향 발언이 쉬운 수능을 시사하는 것처럼 해석됐습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다음날인 16일 "이주호 교육부 장관에게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에 나섰습니다.
이를 두고 유 전 의원은 "앞뒤가 안맞는 '아이스 핫쵸코' 같은 얘기"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능을 불과 150일 앞두고 터진 대통령의 수능 발언은 수능의 예측 가능성을 흔들어 순식간에 대혼란을 초래했다"며 "이런 저런 걱정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150일간 어떻게 해야 할지 불안하고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은 프랑스, 베트남 외유를 떠나기 전에 본인의 수능 발언이 초래한 교육현장의 혼란과 불안에 대해 반성하고 수습해야 한다"며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은 올해 수능에 급격한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또 "교육부, 교육과정평가원과 학원들이 대통령 말대로 이권 카르텔이라면 이는 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부패행위"라며 "당장 검경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는 "'이권 카르텔의 증거'라고 내놓은 게 겨우 '6월 모의고사'라니 헛웃음만 나온다"며 "이게 무슨 증거랍시고 대통령이 이권카르텔이라고 말했는지, 반드시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유 전 의원은 "윤석열정부의 교육개혁을 기대했다"면서도 "그런데 지난해 만5세 취학 폭탄, 이번엔 수능 폭탄으로 혼란만 야기했다. 둘 다 대통령이 자초한 리스크"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다가 교육개혁의 진정한 동력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앞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 "전당대회 직전에 룰을 바꿔, 윤리위 할 때마다 사람따라 잣대를 바꿔, 수능은 몇 달 앞두고 난이도를 바꾼다"며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면서 물수능을 만들어 놓으면 결국 종국에는 뉘집 딸 같이 진학하는 길을 열어 젖히게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수능' 관련 발언에 야당 뿐만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이날 "학생들의 인생이 달린 대입 문제를 두고 튀어나온 윤 대통령의 '습관성 즉흥 지시'로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트렸다"고 비판했습니다.
강선우 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정 전반 문외한인 윤 대통령, 복잡한 교육 문제를 쾌도난마 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 좀 하지 말라"며 "모르면 제발 가만히 있길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