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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파운드리서 삼성을 제칠까
입력 : 2023-06-26 오후 5:31:10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소재 인텔 본사 전경. (사진=인텔)
 
 
“내년에는 내부 물량 기준 200억달러(약 25조9000억원) 이상의 제조 매출을 기록해 파운드리 2위 사업자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투자자를 상대로 한 온라인 회의에서 사업구조 개편 계획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사실상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2위에 자리한 삼성전자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인데요. 인텔의 거침없는 도발에 대해 시장은 인텔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술력 우위가 아닌 내부 거래를 통해 산출된 매출로 삼성을 뛰어넘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60%라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12.4%)는 3~5나노미터 최선단 공정 기반의 반도체 양산을 안정적으로 하고 있지만, 인텔은 7나노미터 수준에 머물고 있고 수율도 안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인텔이 ‘삼성을 뛰어넘어 2위가 되겠다’는 배경에는 이러한 기술 경쟁력 우위보다는, 회계상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리해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을 확장, 삼성전자를 뛰어넘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인텔의 사업구조 개편안 핵심은 파운드리 사업부를 독립 조직처럼 운영해 인텔 내부 반도체 제조 물량을 모두 파운드리 매출로 계산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위상을 갖게됩니다.
 
구체적으로 칩을 개발하고 설계하는 부문과 파운드리사업부(IFS) 회계를 분리하여 내부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을 IFS 실적에 반영하겠다는 것이죠. 기술적 우위가 아닌 회계상 매출을 개편해 삼성을 넘겠다는 겁니다.
 
업계에선 인텔이 자체 생산 물량을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넘겨받아 산출되는 매출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지난해 약 26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인텔은 글로벌 중앙처리장치(CPU) 1위입니다. 내부 물량만 받아도 삼성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파운드리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주력이기 때문에 기술적 우위를 다져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인텔이 내부 물량으로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을 단기간 크게 올릴 수 있을지라도, 고객 확보 근간이 되는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선두권을 유지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나 인텔이나 여러 파운드리 사업부가 낚으려는 고객사 ‘대어’ 애플은 수년간 TSMC 고객입니다. TSMC가 확실한 기술력 우위와 안정적인 수율을 담보하기 때문에 장기 고객 확보가 가능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 모아 말합니다.
 
한편, 인텔이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을 밝히면서 파운드리 2강 경쟁이 본격 돌입하면서 인재 확보 경쟁도 점차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산학협력으로 반도체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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