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귀국하자 그룹 계열사들이 베트남 현지 공장 증설 등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 전자부품 계열사
LG이노텍(011070)은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 증설에 1조3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두산의 전자사업부문인 전자비즈니스그룹(BG)은 베트남 하이정성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소재 공장 증설을 위해 베트남 정부와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LG이노텍의 투자 기간은 올해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며 신규 공장은 2025년 양산을 목표로 2024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하이퐁시는 LG이노텍에 전력 확대를 위한 변전소 추가 설치 및 세제 혜택 등을 약속했습니다. LG이노텍은 이번 증설 투자로 베트남 공장의 카메라모듈 생산능력이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산도 글로벌 전기차 생산 판매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공장 증설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산은 베트남 하이정성과 ‘전자소재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이에 따라 현지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소재 PFC(Patterned Flat Cable) 생산 공장 증설을 확정했습니다.
두산 전자BG부문이 베트남 하이정성 공장에서 생산하는 PFC. (사진=두산)
PFC는, 전기차 배터리·도어·시트 등 전기차 전반에 사용되는 구리전선(와이어링 하네스)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전자소재입니다. PFC를 전기차에 적용하면 구리전선의 무게와 부피를 80% 이상 감소시킬 수 있어 차체 경량화는 물론, 원가절감과 주행거리 증대도 가능해 전기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와이어링 하네스 시장은 오는 2026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75조원 규모의 성장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두산은 이 시장을 PFC가 대체할 것으로 보고 베트남 현지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PFC 공장에서는 동박 기반의 자동차 배터리용 플랫 케이블에 사용되는 연성동박적층판(FCCL·Flexible Copper Clad Laminate)도 생산되는데 FCCL은, PFC의 원재료로 전기차 경량화의 핵심 소재입니다.
두산이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 2020년 경영악화로 여러 사업을 매각한 뒤 포트폴리오가 축소되면서 박 회장은 PFC 등과 같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선제적으로 나서며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두산 관계자는 “신사업인 PFC가 구리전선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보고 생산능력을 늘려가고 있다”며 “이번 베트남 공장 증설은 향후 10년 투자 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습니다.
LG이노텍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 (사진=LG이노텍)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