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서버용 DDR5 채택률이 13.4%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오는 2024년 3분기까지도 지금의 주력 제품인 DDR4를 능가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이 조사업체는 “DDR5 클라이언트가 구형 모델의 제품 주기를 연장하면서 새 모델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DDR은 국제반도체표준화협의기구(JEDEC)가 채택한 고속 메모리 기술로, 현재 주력 제품은 2013년 출시된 DDR4입니다. DDR4가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8년이 걸렸습니다. DDR4 이전 세대인 DDR3은 2004년 개발에 들어가 2007년에 본격 채용되면서 DDR4 출시되기 이전까지인 2014년까지 시장을 주도하다, 2015년부터는 DDR4 채택률이 DDR3을 넘어섰습니다.
SK하이닉스 1b DDR5 서버용 64기가바이트 D램 모듈, 1b DDR5 16기가비트 단품(왼쪽 아래 작은 사이즈의 제품). (사진=SK하이닉스)
시장에서는 챗GPT 등장에 따른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소화할 수 있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DDR5 채택율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JEDEC가 2020년에 DDR5 표준안을 확정, 이듬해인 2021년부터 DDR5 시장이 개막했기 때문에 시장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트렌드포스는 서버용 DDR5의 채택률이 올해 △1분기 6% △2분기 10% △3분기 15% △4분기 20~25%로 예측했습니다.
DDR5는 중앙처리장치(CPU)에서 연산을 돕는 메모리 반도체로 전 세대인 DDR4와 비교해 연산 속도가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격은 DDR4 보다 30%가량 비싸서 실적이 저조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원투수로 이목을 받고 있습니다.
DDR5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 곳은 SK하이닉스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0월 세계 최초로 DDR5를 출시하고, 지난 1월에는 인텔의 최신 CPU인 ‘사파이어래피즈’를 지원하는 서버용 10나노급(1나노=10억 분의 1m) 4세대(1a) DDR5을 인텔로부터 인증받았습니다.
삼성전자도 지난 5월 12나노급 공정 기반 16Gb(기가비트) DDR5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12나노급 DDR5는 전 세대 제품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 이전 세대 제품보다도 소비전력이 약 23% 개선됐습니다. 삼성전자의 12나노급은 업계에서 선폭이 가장 짧은 최선단 공정입니다.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는 빨라집니다.
전기 먹는 하마라 불리는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탄소 감축과 소비전력을 줄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도입은 물론, 메모리 반도체도 저전력 제품으로 교체해 탄소감축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DDR5는 DDR4 보다 소비전력이 약 20%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서버용 CPU를 새 제품으로 교체할 것으로 보여지면서 DDR5 채택률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고 말했습니다.
한편, 인텔은 사파이어래피즈 CPU에 문제가 발생해 고객사에게 CPU 배송을 일시 중단했다가 최근 배송을 재개했습니다. 인텔의 CPU 배송 중지에 따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DR5 공급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삼성전자 12나노급 공정 기반 16Gb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