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정부가 전국적으로 무더위 쉼터를 확대하고 있지만 은행권은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입니다. 코로나19 발발 이전까지 은행들이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대다수 점포를 무더위 쉼터 공간으로 활용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10일 국민재난안전포털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국에 지정된 무더위 쉼터는 6만 여개입니다. 서울 지역에는 4100여개가 무더위 쉼터로 지정됐는데요, 무더위 쉼터는 정부가 냉방 시설을 갖춘 주민센터·경로당·은행 등을 지정해 폭염 취약계층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한 시설입니다.
서울 소재 금융기관 중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곳은 새마을금고 및 지역농협 등을 포함해 총 116개 점포입니다. KB국민은행(11개), 우리은행(12개), 하나은행(7개), NH농협은행(4개) 등도 포함돼 있지만 과거 적극적으로 무더위 쉼터를 운영했던 모습과는 상반되는 모습입니다.
은행권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2개월간 전국 약 6000개의 은행 점포에서 '무더위 쉼터'를 운영한 바 있습니다. 은행연합회 측은 "코로나19를 계기로 2020년 이후에는 각 은행들이 개별적으로 무더위쉼터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은행 점포가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는 2019년도 이후 중단됐으며 올해 무더위 쉼터 운영 재개 관련해서 예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전에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일부 점포에 대해서는 운영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일부 시중은행은 서울 자치단체와 연계해 무더위 쉼터 운영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달 8일부터 서울시 영업점 260곳에서 무더위 쉼터를 오아시스 서울 프로젝트로 대체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아시스 서울은 폭염시 시민안전 확보 및 지역공동체 의식 회복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서울시 프로젝트로, 스티커가 부착된 영업점에 방문하면 누구나 정수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 소재 우리은행 점포를 방문해 보니 번호표를 뽑지 않고 앉아있거나 업무가 끝나도 쉬다가 가는 노령층 고객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 점포는 총 70명 인원이 수용 가능한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곳인데요. 은행 관계자는 "날이 더우니까 업무를 보러 오지 않아도 어르신들이 종종 들러서 쉬었다 가신다"고 말했습니다.
지방은행의 경우 무더위 쉼터 운영에 적극적입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이달부터 다음달 말까지 모든 영업점에서 무더위 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영업점 방문시 시원한 생수 및 부채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두 은행 모두 2018년부터 무더위 쉼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광주·전남지역에 광주은행이 제일 많으니 잠깐씩 쉬어가시라는 취지"라며 "무더위쉼터라고 영업점마다 붙여놨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고객도 한번씩 쉬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0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점포에 '무더위 쉼터'라는 간판이 붙어있습니다. (사진=신유미 기자)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