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추진 중인 DGB대구은행이 중신용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신용도가 낮아 대형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빌리지 못했던 중소기업들의 자금줄 역할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은 6일 대구 수성구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중은행 전환 인가 추진을 결정했다"며 "2~3개월 내 시중은행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뒤 외부 컨설팅사 등과 함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추진을 결정하게 된 경과와 시중은행으로서의 지향점, 기대효과 등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습니다.
황 행장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더라도 대구에 본점을 두는 것은 변함없다"며 지역상생과 중소기업 상생, 핀테크 상생이라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조달금리 하락 등으로 대출 여력을 확대하는 등 시중은행 전환으로 얻게 되는 이익을 다시 지역경제에 환원해 지방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게 대구은행의 계획입니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대구은행은 중소기업 중심의 '관계금융'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방침입니다. 황 행장은 "중소기업은 대부분 신용등급이 5~6등급인데 시중은행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우량한 1~4등급에 고객이 집중돼있다"면서 "대구은행은 4~6등급 고객이 치중한 만큼 관계금융을 통해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는 등 신용 위험이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황 행장은 "어느 은행보다도 정보의 비대칭성 극복능력을 가지고 있고, 비록 중신용자여도 금리를낮게받으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56년간 보여줬다"며 "이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면 일정 부문에서는 충분히 메기역할을 할 수 있고 경쟁력 가지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비쳤습니다.
다만 대구 경북지역에서의 높은 인지도와 고객충성도가 타 지역 진출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구은행은 인터넷은행 브랜드 IM뱅크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황 행장은 "타지역에는 디지털 금융 IM뱅크를 브랜드화 시켜나갈 것"이라며 "향후 IM뱅크로 사명 전환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구은행은 56년 은행 노하우와 핀테크 기술을 통한 디지털 금융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황 행장은 " 시중은행 대비 대구은행은 대구·경북 지역 외에는 점포가 없어 디지털과 오프라인 충돌이 없다"며 "핀테크와 상생을 통해 오프라인 금융에서 쌓은 금융 노하우와 핀테크 기업이 가지고 있는 채널 기술을 믹싱하면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과 또다른 차별화된 전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당국의 은행권에 대한 비이자이익확대 주문과 관련해 대구은행 역시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관련 요구가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대구은행은 사업영역을 넓혀 비이자이익을 점차 확대해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황 행장은 "시중은행 전환 시 브랜드 가치 제고로 투자금융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역량이 갖춰지면 외환 거래 및 거래 기업 범위 확대 등 수수료 수입이 증대될 것이고 비이자이익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날 황 행장은 대구 지역경제 활성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그는 "전국에서 창출한 이익과 자금을 기반으로 지역을 더 강하게 지원하고, 더 건강해진 지역 경제가 다시 대구은행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해 나가겠다"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및 후적지 개발 사업, 첨단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핵심 사업의 중심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5일 금융위원회는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적극 허용을 발표했습니다. 대구은행은 지난 3월부터 3개월 간 시중은행 전환 인가 요건 및 타당성을 검토했습니다. 주요 인가요건은 △자본금 1천억원 이상 △동일인 지분율 10%이하 △비금융주력지 지분율4% 이하입니다. 대구은행은 △자본금 7006억원 △최대주주 국민연금 지분율 8.78% △삼성생명 지분율 3.35%로 요건을 모두 충족한 상황입니다.
황병우 대구은행장이 6일 대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중은행 전환 인가 추진 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진=대구은행)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